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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게 봐 줘서 고마워"…할머니들의 소망 담은 '폰트'

하현종 기자

입력 : 2018.03.26 19:59|수정 : 2018.03.30 15:09



서울 마포구의 초등학교교실을 가득 채운 학생들?곱슬곱슬 머리에 돋보기까지평균 연령 83세.
소망초교 한글교실이번 시간은 흉내내는 말!"친구들과 눈이 마주치면 얼굴은 화끈화끈"어딘가 많이 익숙한 글씨인데?어...? 내 카카오톡 폰트다!무려 카카오톡 폰트의 주인공 할머님들!한 기업이 뒤늦게 한글을 배우는 할머니들의 글씨체로 폰트를 만든 겁니다.삐죽삐죽한 매력의 김유식체구불구불함이 특징인 신태연체선생님 글씨처럼 똑바르진 않아도 정감이 넘칩니다.“영어는 꼬부라지게 써서 편했는데 한글이 어려워.”한글이 어려워. - 김유식 / 소망초등학교 6학년그런데 정작 할머니들은 아직 
이 폰트를 못 써보셨다고 해요.내 핸드폰은 왜 안돼!피처폰엔 할매 폰트없당 ㅠㅠ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배움의 기회를 놓쳤던 할머니들“일만 잘하면 되는 줄 알았어. 학교도 멀고.” - 신태연 / 소망초등학교 6학년“사람들은 내가 못 배운 줄을 몰라. 그럴 때 너무 안타까웠어.”  김유식 / 소망초등학교 6학년뒤늦게 빠진 한글 공부가 마냥 쉽지만은 않습니다.'어떻게 쓰는거야?'
친구 책도 슬쩍 보고수업이 언제 끝날까
몸도 흔들흔들언제나처럼 지각생도 있어요.“지각! 죄송합니다! 늦었어!”“지각한 사람은 자리에 조용히 앉으면 돼!”'책은 침 발라 넘겨야 제맛!'
힘들어도 열심히“받아쓰기하라고 하면 어지럽고 골이 아파. 그러면 짝꿍이 ‘그냥 해~’ 그래.”  김유식 / 소망초등학교 6학년
할머님들의 목표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손수 손편지를 써주는 것!"편지 쓸 실력만 되면 부러울 게 없어." 김유식 / 소망초등학교 6학년"대통령도 안 부러워." - 김유식 / 소망초등학교 6학년꾸깃꾸깃 정성 가득한 폰트에한글에 대한 할머니들의 
애정과 노력이 담겨있습니다.“부족한데 글씨 예쁘게 봐줘서 고마워.”  신태연 / 소망초등학교 6학년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카카오톡 폰트에 이런 사연이 있었다는 사실알고 계셨나요? 프로듀서: 하현종 / 연출: 채희선, 이해인 인턴 / 촬영: 김서연 / 편집: 정석형, 박수현 / 도움: 이다인 인턴"이거 내 글씨로 만든 카톡 폰트예요."

뒤늦게 한글을 배우신 할머님들께서 직접 쓰신 글씨가 카카오톡 폰트로 출시되었습니다.

그 중 김유식체의 주인공 김유식 할머님과 신태연체의 주인공 신태연 할머님이 공부하시는 소망초등학교에 직접 찾아가 보았습니다.

받아쓰기를 하려고 하면 머리가 아프고 배운 것을 자꾸 까먹어 힘들지만, 편지를 쓸 수 있는 실력만 된다면 대통령도 부럽지 않으시다는 할머님들.

우리가 사용하는 카카오톡 폰트 속에 담긴 할머님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마포노인복지센터의 프로그램 '소망초등학교 다니기' 는 배움의 기회를 갖지 못한 어르신들이 초등학교에 직접 등교하여 소망을 성취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지역 내 협약을 맺은 소의초등학교 내 전용교실인 '소망교실'에서 매주 화요일 소망초 한글 수업이 진행됩니다.

특히, 올해는 어르신들이 6학년을 맞아, 졸업식과 함께 소의초등학교장 명의로 된 졸업장을 전원 수여할 예정이랍니다.

프로듀서: 하현종 / 연출: 채희선, 이해인 인턴 / 촬영: 김서연 / 편집: 정석형, 박수현 / 도움: 이다인 인턴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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