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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청소년 음악꿈 키워준 '스승' 엘시스테마 창설자 별세

정형택 기자

입력 : 2018.03.25 10:49|수정 : 2018.03.25 10:49


빈곤층 청소년을 위한 음악교육체제인 '엘 시스테마'(El Sistema)를 창설한 베네수엘라의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박사가 향년 79세로 25일 작고했다고 EFE 통신이 전했습니다.

음악가이자 경제학자인 고인은 1975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빈민가의 한 허름한 차고에 어린이 11명을 모아놓고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미약하게 시작한 엘 시스테마는 지금껏 베네수엘라뿐 아니라 다른 국가들에도 큰 영향을 미쳐 유사한 프로그램과 시스템의 확산을 가져왔고, 빈곤층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조건 없이 악기, 수업료, 외출비 등을 지급하며 그들이 음악의 꿈을 키우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특히 베네수엘라에선 총과 마약 대신 악기를 든 아이들이 공동체적 가치인 타인 존중과 나눔, 조화 등을 체득하게 했다는 점에서 그는 "선생님"이라는 존경심 어린 호칭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지난 2013년 방한 기자간담회에서는 "엘 시스테마의 가장 큰 성과는 소외계층의 청소년들에게 자존감을 심어줬다는 것"이라면서 "이 자존감은 시민 정신으로 자리 잡아 베네수엘라의 마약, 빈곤 문제 등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라고 자평한 바 있습니다.

에르네스토 비예가스 베네수엘라 문화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음악인들과 모국 베네수엘라는 선생님을 잃은 걸 깊이 슬퍼한다"고 추도했고, 훌리오 보르헤스 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은 "베네수엘라는 40여 년에 걸쳐 걸출한 음악인들을 길러 낸 오케스트라 시스템 창설이라는 그의 특별한 업적에 빚지고 있다"고 애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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