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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럴림픽 아름다운 꼴찌, 북한 김정현…시상식 뒤 결승선 통과

송욱 기자

입력 : 2018.03.11 13:57|수정 : 2018.03.11 14:00


▲ 11일 강원도 평창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2018평창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 남자 15km 좌식경기에서 북한 김정현이 결승선을 통과후 숨을 몰아쉬고 있다. 

한국이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첫 메달을 획득한 날, 북한도 의미 있는 역주를 펼쳤습니다.

북한 노르딕스키 대표팀 마유철(27)과 김정현(18)은 오늘(11일)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장애인 크로스컨트리 스키 남자 15㎞ 좌식 종목에 나란히 출전해 완주에 성공했습니다.

오늘 경기는 총 29명이 출전했는데, 마유철이 1시간 4분 57초 3의 기록으로 26위, 김정현은 1시간 12분 49초9의 기록으로 27위 자리에 올랐습니다.

중도 포기한 두 명의 선수를 제외하면 최하위 기록입니다.

41분 37초로 1위를 차지한 우크라이나 막심 야로비와 20분 이상 차이 났습니다.

비록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두 선수의 역주는 현장을 찾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겼습니다.

두 선수는 지난해 12월 장애인 크로스컨트리스키를 시작한 초보로, 북한 백두산 등지에서 가벼운 훈련을 하다 지난달에야 국제무대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평창패럴림픽 대회는 국제패럴림픽위원회로부터 와일드카드를 부여받아 참가했습니다.

오늘 두 선수는 월드컵 랭킹 역순에 따라 모든 선수 중 가장 먼저 출발했습니다.

이후 북한 선수들은 곧 하위권으로 밀렸지만,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이를 악물며 뛰었습니다.

김정현은 메달 획득 선수들의 현장 공식 세리머니가 끝난 뒤에야 결승선을 통과했습니다.

보통 메달 획득 선수들의 현장 세리머니는 모든 선수의 경기가 끝난 뒤 펼쳐지는데, 김정현이 워낙 늦다 보니 세리머니가 경기 중 펼쳐진 것입니다.

김정현은 선수들이 현장을 빠져나간 뒤에야 홀로 결승선에 들어와 가쁜 숨을 몰아쉬었습니다.

비록 현격한 차이를 보였지만, 현장을 찾은 관중들은 북한 선수들을 따뜻하게 반겼습니다.
11일 강원도 평창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2018평창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 남자 15km 좌식경기에 출전한 북한 마유철(오른쪽)과 김정현이 경기를 마치고 환호하는 관중석을 향해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수십 명의 관중은 한반도기가 붙은 흰색 패딩을 입고 북한 선수들은 응원하기도 했습니다.

마유철과 김정현은 한국 관중들을 향해 두 손을 번쩍 들고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다만 두 선수는 경기를 마친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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