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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 사건도 법정에…성폭력 피해자들, 이제 고민하지 마세요

채희선 기자

입력 : 2018.03.08 19:03|수정 : 2018.03.10 19:23


15년 만에 그를 법정에 세웠습니다테니스 코치를 꿈꾸던 김 씨는
재작년 5월, 우연히 테니스 대회에서
누군가를 마주치고

온몸이 얼어붙었습니다.
그녀를 얼어붙게 만든 건
 
15년 전
겨우 초등학교 4학년이던 김 씨를
성폭행했던 가해자,
A 씨였습니다.
A 씨는
김 씨가 주장으로 있던
테니스 부에 새로 온 코치였습니다.

“2001년 합숙 훈련을 처음으로 했어요.
(그때) 처음 피해가 시작됐었던 거죠.”

- 김 씨 / 27세
숙소에서 2002 월드컵 경기를 보던 날,
학교에 두고 온 우산을 가지러 간 날…
‘죽을 때까지 
너랑 나만 아는 비밀이다’

끔찍한 피해는 1년간 계속됐지만
어린 김 씨는 저항도 신고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코치의 협박과 보복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어느 날 문을 잠그고 잤어요.
근데 문을 잠그고 잤다고 혼난 거예요.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저항은
이것 하나뿐이었는데….”

- 김 씨 / 27세
“(성폭행이 일어났던)그 순간이
지금도 너무 생생해요.”
 
- 김 씨 / 27세

묻어두고 싶었던 기억.

김 씨는
15년 만에 가해자와 마주친 뒤
어렵지만, 한 번 싸워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저런 범죄자가 버젓이 교육계에 있고,
지도자 생활을 계속 하는구나’

가해자가 그런 짓을 저지르고도
여전히 어린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김 씨는
변호사와 성폭력 상담사 등의
도움을 받아 가해자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했습니다.
‘15년이나 지난 사건인데 소송이 가능할까’
‘소송 비용은 어떻게 해야하지’

김 씨는 굳게 마음 먹었지만 혼자여서 막막하기만 했습니다.“해바라기센터에
도움을 청하면 어떨까요?”

그런데 한 성폭력 상담사의 조언에 *광주해바라기센터를 찾았습니다.

* 해바라기센터 : 성폭력 피해자를 위해 365일 24시간 상담, 의료, 법률, 수사, 심리치료 지원을 원스톱으로 제공담당 변호사는 
김 씨 사건의 가장 큰 난관이었던 
공소시효 문제를 해결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줬습니다.
“김 씨와 상담을 통해
강간죄보다 공소시효가 더 긴
*강간치상죄를 적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가해자의 유죄를 받을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 담당 국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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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간치상죄 : 강간 등으로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하는 죄로 공소시효가 10년이다. 단, 13세 미만 미성년자의 경우 성년이 된 시점부터 공소시효를 진행한다.“변호사님이
성폭력 이후의 신체적인 변화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인한 증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해주셨고,

덕분에 세밀한 진술을
끌어낼 수 있었어요.”

- 백정현 경사
묻힐 뻔 했던 김 씨의 사건은
모두의 노력 속에
고소부터 재판까지 순조롭게 진행돼,
 
가해자는 1심 판결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성폭력 피해자의 경우
여성긴급전화 ‘1366’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과 전문가를
원스톱으로 연결 받을 수 있습니다.
또, 3월 8일
공공부문 직장내 성폭력을
신고할 수 있는
‘성희롱·성폭력 특별신고센터’도 개소합니다.
“최근 미투 운동이 일고 있지만
여전히 두려워서 숨어있는 
피해자가 많습니다.
 
피해 구제의 사각지대가 없도록
정부가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 여성가족부
최근 ‘#MeToo’ 운동이
성범죄가 만연한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한시적인 분노가 아닌
지속적인 지원으로 연결돼야 할 것입니다.
* 공유해주세요.

<성폭력 피해자 지원 기관>

여성긴급전화 (국번 없이 1366)
국가인권위원회 (국번 없이 1331)
한국성폭력위기센터 (02-773-9284)
대한법률구조공단 (국번 없이 132)김 씨는 재작년 5월, 한 테니스 대회에서 15년 전 자신에게 성폭행을 저지른 코치를 다시 마주쳤습니다. 김 씨는 그를 고소하기로 마음먹었지만, 공소시효 때문에 쉽지 않았습니다.

막막해하던 김 씨는 해바라기센터를 통해 국선 변호사를 알게 되고, 국선 변호사로부터 법률적 지원을 받았습니다. 김 씨는 변호사의 도움으로 공소시효 문제를 해결하고 가해자가 징역을 선고받도록 합니다.

김 씨가 해바라기센터로부터 받은 법률적 지원 등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각종 지원 서비스는 여성긴급전화 1366을 통해 누구든 이용할 수 있습니다.

여성긴급전화 1366 외에도 오늘 개소하는 성폭력 특별신고센터 등 각종 기관이 열려있습니다. 고민하는 피해자를 위해 이 카드뉴스를 공유해주세요.

기획 채희선 / 글·구성 김경희  / 그래픽 김태화 / 제작지원 여성가족부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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