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국제

남자는 늑대·상어·불곰? 프랑스 성폭력 예방 포스터 화제

류희준 기자

입력 : 2018.03.07 08:09|수정 : 2018.03.07 08:09


프랑스가 파리의 대중교통에 성희롱 가해자를 늑대와 상어, 불곰으로 표현한 포스터를 걸었습니다.

영국 일간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파리시가 현지 시각으로 어제부터 이런 포스터를 지하철 등 대중교통 시설에 걸고 성폭력 예방 캠페인에 나섰다고 전했습니다.

이 포스터에는 지하철 봉을 잡고 서 있는 한 여성이 늑대와 상어, 불곰 등 야수에 둘러싸인 채 공포에 질린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늑대와 상어, 불곰으로 등장하는 야수는 여성을 성희롱하거나 성추행하는 남성을 의미합니다.

포스터 위쪽 한쪽에는 프랑스어로 '성폭력을 경시하지 말자' '피해자와 목격자는 경고를 울리자'라는 글귀가 있습니다.

포스터를 이용한 이번 성폭력예방 캠페인은 여성들이 성폭력 가해자들에 대한 외침의 자유를 주고 목격자들이 가해자를 응징하도록 독려하는 차원에서 마련됐습니다.

파리 대중교통에서 성희롱을 당한 승객은 특별히 마련된 '3117' 번호로 전화를 걸거나 특정 스마트폰 앱을 통한 메시지로 자신의 위치를 알리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또 성희롱 피해자들은 24시간 내내 관련 보안 요원들에게 성희롱 사건을 신고할 수 있습니다.

마를렌 시아파 프랑스 성평등부 장관은 이번 캠페인을 환영했습니다.

그는 "교통 당국이 길거리와 특히 대중교통에서의 성추행에 관한 사회의 인내 한도를 낮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프랑스의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대중교통 여성 승객 87%가 성차별주의자의 공격을 받거나 성희롱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성폭행을 당한 사례도 있었으며 10명 중 6명꼴로 공격당할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가디언은 이번 캠페인이 프랑스가 공공장소에서 여성에게 휘파람을 불거나 추파를 던지는 등의 이른바 '캣콜링'(cat-calling)을 하는 남성에게 즉석에서 90유로에서 최대 750유로, 우리 돈 1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마련하는 중에 나왔다고 전했습니다.

(사진=파리대중교통공사(RATP) 제공/연합뉴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