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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눈에는 눈'…"미국의 일방 무역 조치에 상응하는 보복 조치"

송욱 기자

입력 : 2018.03.06 02:32|수정 : 2018.03.06 08:1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든 수입 철강·알루미늄 제품 고율 관세 부과 결정으로 인해 촉발된 미국과 유럽연합 'EU' 간 무역전쟁 위기가 점차 더 격화하고 있습니다.

마르가리티스 시나스 EU 집행위 대변인은 현지시간 5일 브뤼셀 EU 본부에서 한 정례 브리핑에서 "통상정책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고, 승자와 패자의 문제가 아니다"며 "통상은 '윈-윈'이 될 수 있고, 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상대방이 수천 개의 유럽 일자리를 위협하는 불공정하고 일방적인 행동을 하면 우리는 머리를 모래 속에 처박고 있을 수만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에 미국의 국가안보를 내세워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철강제품에 25% 관세, 알루미늄 제품에 10%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겠다고 밝혔고, 이렇게 될 경우 유럽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의 미국 수출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에 EU의 행정부 수반 격인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미국이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고율관세를 부과하면 EU는 미국에서 유럽으로 수입되는 할리 데이비드슨 오토바이, 미국산 위스키, 청바지 등에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맞불'을 놓았습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산 자동차에 대해서도 보복관세 부과 방침을 내비쳐 양측간 무역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EU는 오는 7일 EU 집행위 회의에서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제품 고율 관세 부과 결정에 대한 대응방안을 공식 논의합니다.

EU는 이날 회의에서 미국의 조치에 대해 신속하고 확고하며 세계무역기구 'WTO'의 규칙에 입각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시나스 대변인은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시나스 대변인은 "미국 대통령에 의해 발표된 조치가 EU의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쪽으로 구체화하면 EU는 WTO의 규칙에 따라 단호하고 적절하고 엄격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 EU는 우리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며 어떤 것을 격화시키기 위한 게 아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그는 "철강 영역에서 문제의 근본 원인은 전 세계적인 과잉생산능력이고 이 문제는 관련된 주요국가가 협력함으로써 대처할 수 있다"며 "EU는 미국을 비롯한 이들 국가와 계속해서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고율관세 부과 결정에 대해 EU 차원의 신속한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엘리제궁에서 캐나다 퀘백주의 필리프 쿠이야르 총리를 접견한 뒤 기자회견에서 "EU가 WTO의 틀 안에서 균형 잡힌 방식으로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면서 "미국의 관세 부과 방침은 명백한 WTO 규정 위반으로, 보호무역주의는 모두가 패배자가 되는 싸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독일 정부도 "무역전쟁은 EU와 독일, 미국에 모두 이롭지 않다"면서 "스스로 고립시키는 보호무역주의는 잘못된 길"이라고 지적했다.

독일 총리실의 슈테펜 자이베르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그러한 조치는 국제무역 흐름과 우리 산업에 고통을 줄 것"이라며 "무엇보다 대서양 양측의 소비자와 노동자 모두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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