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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두라스 환경운동가 살해 지휘한 에너지 기업 전 사장 체포

입력 : 2018.03.05 02:38|수정 : 2018.03.05 02:38


댐 건설에 반대하던 온두라스 원주민 인권 지도자이자 환경운동가의 살해를 교사한 혐의로 에너지 기업의 전 사장이 체포됐다고 엘 에랄도 등 현지언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온두라스 검찰은 피살된 환경운동가 베르타 카세레스의 살인을 지능적으로 지휘한 로베르토 다비드 카스티요 메히아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전기 기술자 출신의 카스티요는 카세레스가 반대하던 수력 발전 댐 건설을 추진했던 에너지 기업인 DESA의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했다.

카스티요는 한때 군 정보요원으로 활동했다고 현지언론들은 전했다.

검찰은 "카스티요가 가해자들에게 실행 계획 등 여러 가지 제반 사항을 지원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DESA 측은 카스티요의 무죄를 주장하며 석방을 촉구했다.

카세레스는 리오 블랑코 지역의 개발 사업인 아쿠아 사르카 댐 건설을 반대하면서 개발 사업에 찬성하는 지역 지주 등으로부터 살해 협박을 받다가 2016년 3월 자신의 집에 침입한 괴한 2명에게 총기로 살해됐다.

렌카 원주민 사회의 지도자로 원주민 권익보호 운동을 펼쳐온 카세레스는 2015년에 골드만 환경상을 받은 인물이다.

검찰은 2016년 5월 현역 육군 장교를 비롯해 카세레스가 반대하던 수력댐 개발 사업과 직ㆍ간접으로 관련된 8명을 살해용의자로 체포하고 사건을 서둘러 종결, 몸통은 밝히지 못한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국제 자문 전문가 그룹(GAIPE)은 지난해 11월 "카세레스의 피살 사건은 4개월 전부터 조율된 공모의 산물"이라며 "댐 건설사의 중역과 국가기관의 요원들이 공모에 가담했다"는 자체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카세레스가 반대했던 아쿠아 사르카 댐 건설은 중단됐지만, 최종적으로 취소되지 않은 상태다.

온두라스에서는 2010년 이후 100여 명의 인권운동가와 환경운동가들이 살해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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