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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겨울 폭풍 몸살…서부 대피령·동부 항공기 수천 편 결항

권태훈 기자

입력 : 2018.03.03 01:30|수정 : 2018.03.03 09:23


미국 동·서부 해안이 겨울폭풍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2일(현지시간) 미 국립기상청(NWS)과 재난당국에 따르면 지난 연말 산불과 산사태로 이중고를 겪은 캘리포니아 주 남서부에는 폭풍 예보와 함께 주민 3만여 명에게 강제 대피령이 내려졌습니다.

북동부 해안에는 폭우와 돌풍을 동반한 겨울폭풍 '노어이스터(Nor'easter)가 강타하면서 최북단 메인 주부터 버지니아 주 일대까지 항공기 수천 편이 결항하고 정전으로 암트랙 열차 운행이 차질을 빚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 남서부 샌타바버라 카운티 재난당국은 이날 강력한 겨울폭풍이 예보됨에 따라 언덕에 형성된 주택가 주변 주민 3만여 명에게 강제 대피령을 발령했다고 AP통신이 전했습니다.

카운티 경찰국의 빌 브라운 국장은 "기상예보로는 폭풍이 어느 정도 수준일지 가늠하기 어렵지만 인명과 재산 피해의 우려가 있어 대피령을 내린 것"이라며 "경찰관과 소방대원들이 집집마다 방문하면서 대피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샌타바버라 카운티는 지난해 캘리포니아 재난 역사상 최악의 산불로 기록된 토머스 산불로 큰 피해를 본 지역입니다.

산불로 가옥 수천 채가 불에 탄 뒤 이어진 폭우로 허약해진 지반이 무너지면서 산사태 피해도 잇따랐습니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캘리포니아 주의 가장 큰 산맥인 시에라 네바다에 시속 200㎞의 강력한 눈폭풍이 몰아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미국 북동부 해안에 나타나는 기상현상인 노어이스터의 영향으로 보스턴 시내에는 도로 곳곳에 물이 넘치면서 홍수 경보가 발령됐습니다.

퀸시와 덕스베리 지역 소방관들이 불어난 물에 침수돼 오도가도 못한 차량 운전자 여러 명을 구했다고 ABC 뉴스가 전했습니다.

아메리칸항공 대변인은 "보스턴 로간 국제공항과 레이건 워싱턴 내셔널 공항을 비롯해 북동부 공항에서 전체 항공편의 18%가 취소됐다"고 말했습니다.

북동부 해안 지역에는 정전으로 약 14만 가구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고 있습니다.

버지니아 하노버 카운티에서는 나무가 이층집을 덮쳐 일가족 4명이 갇힌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피츠버그에서는 산사태로 가옥 여러 채가 부서졌습니다. 국립기상청은 "매사추세츠 주 해안 지역에 파고 4.7m에 달하는 기록적인 해일이 일 가능성이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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