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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수녀, 노예 같은 상태로 남성 성직자 위해 허드렛일"

한승구 기자

입력 : 2018.03.02 05:40|수정 : 2018.03.02 05:40


가톨릭 수녀들이 교회 안에서 노예와 비슷한 상태로 허드렛일을 감당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교황청 기관지 산하의 월간 여성지인 '여성 교회 세계' 3월호는 너무나 많은 가톨릭 수녀들이 추기경, 주교 등 고위 성직자들과 지역 교구를 위해 요리와 청소, 다림질과 같은 일들로 착취당하고 있다고 고발했습니다.

이 잡지는 마리아라는 가명을 붙인 한 수녀를 인용해 일부 수녀들은 고위 성직자들에게 아침을 준비해 주려 새벽에 일어나고, 저녁을 차려준 후에야 잠을 잘 수 있으며, 청소와 세탁물 다림질까지 도맡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마리아 수녀는 일하는 시간과 봉급이 정해져 있는 일반 직원들과 달리 수녀들은 임의로 정해지는, 통상 매우 적은 돈을 받고 이런 종류의 봉사를 하고 있다며 이 모든 것들이 그들 안에서 매우 강한 내적 반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수녀는 신학 박사 학위를 지니고 있을 정도로 학식이 뛰어나고, 포부가 큰 수녀들조차 어느 날 식사 준비와 설거지 등 가사일에 배치되는 등 수녀들의 자질과 능력은 가볍게 무시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탄했습니다.

이 수녀는 이 모든 일들이 여성이 남성보다 덜 중요하고, 특히 교회 내에서 신부는 절대적이지만, 수녀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사고가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6년 8월 여성 부제 허용 여부를 검토하는 위원회를 교황청 내에 창설하는 등 즉위 이래 가톨릭 교회 안에서 여성의 지위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해 왔습니다.

천주교에서 부제는 사제를 보좌해 유아 세례, 혼배 미사, 미사 강독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직책으로, 사제처럼 성체 성사나 고백 성사를 할 수 있는 권한은 없습니다.

교황은 그러나 여성이 사제가 되는 길을 허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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