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컬링 여자 대표 선수들이 모두 김씨라 화제입니다. 컬링은 선수 사이 호흡이 워낙 중요해 가족이 함께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의 해밀턴 남매, 영국의 뮤어헤드 가문 등 경기장에서 성이 같은 선수들을 만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김민정 여자대표팀 감독과 김민찬 남자대표팀 선수는 남매로,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의 자녀입니다. 여자대표팀 김영미, 김경애 선수는 자매고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김씨가 많고, 우연히도 여자대표팀은 감독부터 후보 선수까지 모두 김씨로 구성됐습니다. 하지만 우리 여자 선수들이 모두 김씨라서 팀 킴(Team Kim)으로 불리는 건 아닙니다.
컬링 팀의 이름은 스킵(주장)의 성을 땁니다. '팀 킴'으로 불리는 이유는 여자대표팀 스킵이 김은정 선수이기 때문입니다. 이들의 강력한 라이벌 경기도 컬링팀은 '팀 김'(Team Gim)입니다. 스킵 김은지 선수가 엄민지 염윤정 등을 이끌죠. 일본 대표팀은 ‘팀 후지사와’, 스위스 대표는 ‘팀 티린조니’입니다.
알려졌듯이 컬링 국가대표는 서로 다른 팀에서 최고 선수를 조합해 팀을 구성하는 게 아니라 선발전에서 승리한 팀이 나라를 대표합니다. 영국 여자대표 팀 뮤어헤드가 모두 스코틀랜드 출신인 것도 그래서입니다.
그러다 보니 오해하기 쉬운 점이 또 하나 있습니다. 국가 랭킹이 곧 해당 국가대표팀의 순위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대표적으로 여자 랭킹 2위는 스위스지만 그건 ‘팀 페츠’의 공이 무척 컸습니다.
스킵 알리나 페츠가 이끄는 스위스팀은 2012, 2015 세계선수권 정상에 선 강팀입니다. 이들을 꺾고 스위스 대표가 된 팀 티린조니 역시 강팀이지만 올림픽 출전은 이번이 처음이고, 세계선수권 입상 경험도 아직 없습니다. 스위스가 여자 랭킹 2위의 강국은 맞지만 스위스 국가대표 ‘팀 티린조니’가 세계 2위라고 보기는 어렵지요.
우리 여자 선수들이 평창올림픽에서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미국을 꺾으면서 5연승을 질주했고 가장 먼저 4강 진출을 확정했습니다. 한국 컬링 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남은 예선 상대 러시아(OAR)와 덴마크가 모두 이번 대회 성적이 최하위권이라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은 무척 높아졌습니다. 예선 1위를 확정해 준결승에서 4위를 만나면 사상 첫 메달은 더 가까워집니다. 모두 김씨로 구성된 ‘팀 킴’이 한국 컬링의 새 역사를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