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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평창올림픽 대표 팀 인종 다양해졌지만…여전히 백인 위주"

입력 : 2018.02.05 09:54|수정 : 2018.02.05 09:54

아프리카계·아시아계 각 10명으로 늘었지만…리우 올림픽 비해서도 역부족
USOC, 책임자 두고 다양성 증진 추진…지리·경제적 요인에 벽


▲ 미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한국계 토머스 홍

오는 9일 개막하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미국 선수단은 역대 동계올림픽 선수단 중 가장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돼있지만, 여전히 백인 위주인 데다 하계 올림픽과 비교해서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현지시간)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평창올림픽 미 선수단 243명 중에는 아프리카계 10명, 아시아계 10명이 포함돼 있다.

스스로 동성애자임을 밝힌 남성도 2명 있다.

미 올림픽위원회(USOC)는 역대 어느 때보다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됐다는 점을 내세우며 만족해했지만, 여전히 대다수가 백인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USOC의 다양성·포용 책임자인 제이슨 톰슨은 "우리가 원하는 지점까지 가지 못했다"며 "최대의 포용은 항상 미국팀의 우선 과제였으며, 미국팀은 항상 모든 미국인을 대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550여명의 선수를 파견했던 2016 리우데자네이루 하계 올림픽 때와 비교해서도 인종 구성에 차이가 있다.

당시 125명 이상이 아프리카계로, 약 23%를 차지했다.

평창올림픽에서는 장거리 스피드스케이팅(에릭 잭슨), 아이스하키(조던 그린웨이), 쇼트트랙(마메 바이니) 종목에서 미국 첫 '흑인' 대표선수가 뛴다.

동계 스포츠에서 다양성 부족이 새로운 문제도 아니고 미국만의 문제도 아니다.

그러나 USOC는 다양성 증진을 목표로 분명히 제시해왔으며 2012년 이를 위해 다양성·포용 책임자 자리를 만들었다.

여기에 미국은 '테드 스티븐스 법'에 따라 각 스포츠연맹 USOC에 4년마다 소수자와 여성, 장애인 참여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의회와 대통령에 보고하게 돼 있다.

현실은 녹록지 않다.

2014년 미 스키·스노보드 연맹이 집계한 선수 188명 중 소수인종은 2%뿐이었고, 2016년 미 하키연맹 등록된 국가대표 선수 131명 중에는 아예 없었다.

2015년 루지 대표선수 87명 중에도 소수인종은 '0'이었다.

이렇게 유독 동계 스포츠에서 백인 편중이 심한 것은 지리적 요인과 경제적 요인으로 설명할 수 있다.

겨울 스포츠는 특정 지역에서 연습이 가능하다.

봅슬레이나 루지, 스켈레톤의 경우 미 뉴욕주의 레이크플래시드와 유타주 등 2곳에만 트랙이 있다.

컬링 등은 눈이 많이 내리거나 산악지역에서 인기가 있고, 스피드스케이팅 등 역시 특정 지역에서만 아이스링크를 접할 수 있다.

돈도 많이 든다.

여행경비부터 코치비용, 겨울용 및 특수 장비, 리프트 표 등이 필요하다.

부모의 지원 역시 중요하다.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 올림픽에 3차례 출전했던 너대니얼 밀스는 "우리한테 1순위는 타고난 운동 재능이 아니라 부모의 지원"이라며 "1월 아침 6시 30분에 아이를 운동하러 데려다줄 수 있는 부모가 있느냐, 시간과 비용 투입 여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USOC의 톰슨은 "여전히 할 일이 많다"며 "다양성과 포용의 중요성에 대한 선명도를 높이는 중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그 일부를 보길 바란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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