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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칠레에 특사 파견…"아동 성추행 은폐 의혹 주교 조사"

입력 : 2018.01.31 00:31|수정 : 2018.01.31 00:31


사제에 의한 아동 성추행을 은폐한 의혹을 받고 있는 성직자를 비호하는 듯한 발언으로 최근 칠레 방문 시 큰 비판에 직면했던 교황이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이 성직자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칠레에 고위급 특사를 파견한다.

교황청은 30일 성명을 내고 사제에 의한 성추문 조사 전문가인 찰스 시클루나 대주교가 칠레 산티아고를 향해 출발한다고 밝혔다.

몰타 출신의 성직자로 교황청 쿠리아 신앙교리성의 고위 관리를 맡고 있는 시클루나 대주교는 칠레에서 성직자의 아동 성추문을 덮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후안 바로스 주교에 대한 피해자들의 진술을 청취할 예정이다.

이번 특사 파견은 바로스 주교의 의혹과 관련한 새로운 정보가 교황청에 도착한 데 따른 것이라고 교황청은 설명했다.

바로스 주교는 수십 명의 미성년자를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나 2011년 면직당한 페르난도 카라디마 신부의 제자로, 카라디마 신부의 성추행을 묵인해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바로스 주교는 자신의 스승이자 멘토였던 카라디마 신부의 성추행 사실을 몰랐다고 항변하고 있으나, 카라디마 신부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들은 바로스 주교가 성추행 장면을 목격해놓고도 이를 중단시키기 위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황은 지난 15∼20일 이뤄진 칠레와 페루 순방길에 바로스 주교의 성추행 은폐 의혹을 감싸는 듯한 발언으로 현지에서 큰 반발과 비판을 받으며 2013년 즉위 이래 해외 순방에서 가장 호된 반응에 직면했다.

지난 18일 칠레 북부 항구도시인 이키케에서 바로스 주교에 대해 교황이 한 말이 논란이 됐다.

교황은 바로스 주교 의혹에 대해 묻는 칠레 기자의 질문에 "증거를 갖고 오면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며 "단 하나의 증거도 없고, 모든 것이 중상모략"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해 피해자 단체를 중심으로 비판과 항의가 쏟아졌다.

교황은 이후 지난 20일 로마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내 발언이)학대받은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줬다"며 사려깊지 못한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교황은 그러나 한편으로는 바로스 주교의 결백을 확신한다고 말하며 그에 대한 옹호를 거두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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