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명의 사망자와 151명의 부상자를 낸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와 관련, 경찰이 원인 규명에 본격 착수했습니다.
경남지방경찰청은 오전 10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되는 병원 1층 응급실 안팎에서 합동 감식을 시작했습니다.
감식에는 이들과 함께 소방청, 안전보건공단,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전기안전공사 관계자 등 50여 명이 참여했습니다.
경찰과 국과수는 현재 병원 관계자들이 발화 장소로 지목한 응급실 내 탕비실 부근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방침입니다.
또 병원 건축 당시 도면을 토대로 얼마나 구조가 바뀌었는지 등도 확인할 계획입니다.
해당 공간에는 전열기구뿐만 아니라 취사를 할 수 있는 도구도 갖추고 있었던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또 연기가 왜 빨리 번져 피해를 키웠는지 건물 구조 등도 살펴볼 예정입니다.
김한수 경남경찰청 형사과장은 "화재 피해가 큰 만큼 관계 기관에서 인원을 충분히 투입해 감식을 실시 중"이라며 "원인 규명에 힘쓰겠다"고 밝혔습니다.
고재모 국과수 법안전과장은 "발화 요인과 그 물증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며 "천장 연소로 바닥에 떨어진 낙하물들을 제거하고 발화 지점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감식은 내일까지 이어질 예정입니다.
어제 기초 감식을 통해 화재 상황과 건물 구조 등을 살핀 경찰은 오늘 감식을 마무리하는대로 병원 관계자 등을 불러 조사에 나섭니다.
경찰은 생존자 가운데 상태가 비교적 양호한 부상자들을 상대로 화재 당시 상황 등을 확인하기로 했습니다.
또 소방 관계자들을 상대로 화재 당시 침대에 결박된 환자가 있었는지 등을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사망자들에 대한 부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일단 사망자 전원의 시신에 탄 흔적이 없어 모두 유독가스 흡입으로 질식한 것으로 추정하면서도 검찰과 협의해 부검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입니다.
경찰 측은 "감식을 통한 화재 원인 규명이 우선"이라며 "이런 절차가 선행된 뒤에 관계자들의 과실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