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수리, '순정부품' 대신 '인증부품' 쓰면 현금 받는다

자동차 사고로 자신의 차량을 수리할 때 '순정부품' 대신 '인증부품'을 쓰면 부품값의 일부를 현금으로 받습니다.

다만 현대차와 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업계는 모비스 같은 순정부품 제조사의 장기독점이 법적으로 보호되는 탓에 일단 수입차부터 혜택이 적용됩니다.

금융감독원·손해보험협회·보험개발원은 자동차보험의 '품질인증 대체부품' 특약을 개발해 다음 달부터 적용한다고 밝혔습니다.

자기차량손해 담보에 가입하면 추가 보험료 없이 특약에도 자동 가입됩니다.

인증부품을 쓰면 순정부품 가격의 25%(인증부품과의 차액)를 보험사가 지급합니다.

인증부품은 순정부품보다 25% 정도 싸지만, 둘 사이에 품질 차이는 거의 없다고 보험개발원은 설명했습니다.

인증부품은 범퍼나 전조등처럼 안전에 치명적이지 않은 부품 위주로, 현재는 중소기업이 만들어 대기업 부품업체로만 납품됩니다.

국산차 부품은 디자인 보호법에 따라 OEM 즉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독점 공급이 장기간 보장됐으며, 여기에 예외를 두는 협의가 진행 중입니다.

보험개발원 임주혁 자동차보험실장은 "우선 대만 등지에 인증부품 시장이 형성된 수입차부터 특약이 적용될 수밖에 없다"며 "국산차도 올해 안에 협의가 마무리되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특약 도입은 보험금 절감뿐 아니라 '비싸도 부품은 순정'이라는 인식을 깨는 목적도 있다고 금감원은 설명했습니다.

이창욱 금감원 보험감독국장은 "국내 소비자는 값싸고 품질은 동등한 인증부품을 선택할 수 없고, 부품값 부담은 보험료 인상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습니다.

2016년 지급된 자동차보험금 10조5천억원 가운데 부품비는 2조7천억원이었습니다.

금감원은 특약 도입으로 소비자의 선택이 넓어지고, 보험료 인상요인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단독사고, 가해자 불명사고, 일방과실사고 등 다툼의 여지가 없는 '100% 과실 사고'부터 적용되며, 쌍방과실이나 대물사고는 법률관계가 복잡해 일단 제외됐습니다.

이미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사람도 보험사에 요청하면 특약을 적용받을 수 있으며, 순정부품 가격은 자동차부품협회 홈페이지에서 조회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