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1일(현지시간) 백악관과 국무부에 최근 남북고위급 회담 결과를 설명하고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방안 등을 조율했다.
북핵 6자 회담 우리 측 수석대표인 이 본부장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카운터파트인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을 만나 이 같은 내용으로 논의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이 본부장은 12일 수전 손턴 동아태 담당 차관보를 면담하고 캐나다 밴쿠버로 이동할 예정이다.
이 본부장은 주미 대사관에서 워싱턴 특파원들과 만나 "남북 고위급 회담 결과를 미국 측에 잘 설명했고 미국 측은 공감하고 지지를 표명했다"면서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를 어떻게 끌어나갈지 협의했고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한·미 공조를 기초로 해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시기가 엄중할수록 한·미 공조가 중요하다"면서 "다행히 최근 한·미 공조 이상적으로 잘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 고위관계자는 "(한·미) 정상 간 서로 의견이 잘 수렴돼서 이번에 이 본부장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작아진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제재와 압박의 궁극적 목표는 북한을 대화로 끌어내는 것"이라며 "병진 노선은 핵미사일 기술을 완성하면 경제 개발로 간다는 것인데, 쌓여있는 제재에 대한 조치가 없으면 경제 개발이 불가능하다. 특히 미국과는 대화가 불가피한 상황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미국이 이처럼 대화에 전향적인 적이 없었다. 오바마 정부가 점잖긴 하지만 8년 동안 대화에 적극적이지 않았다"면서 "트럼프 정부 들어 대화의 기준을 매우 낮췄다. 북한에 대한 레토릭(수사)은 아주 올라갔지만 틸러슨 국무부 장관 쪽에선 대화 재개 조건을 점점 낮췄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바마 정부 때는 2.29 합의라는 것이 조건 여러 개를 이행하면 대화로 갈 수 있다는 것이었는데, 지금은 도발을 멈추면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