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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시진핑 공감 토대는 '미국 우선주의 반대'

입력 : 2018.01.10 11:31|수정 : 2018.01.10 11:31

'자유무역·다자주의·기후대응 협력' 한목소리
혼란기 동반 모색…인권·남중국해 등 쟁점엔 침묵


9일(현지시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보인 공감대를 '미국 우선주의 반대'로 정리할 수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분석했다.

신문은 시 주석과 마크롱 대통령이 추구하는 비전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세계관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을 명확히 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양국 정상은 사흘에 걸친 마크롱 대통령의 방중 기간 보호주의에 맞선 자유무역과 다자주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유엔과 같은 기구를 높이 평가하며 입을 모았다.

또한 미국이 한 발 뒤로 물러선 기후 변화 문제에서도 협력이 중요하다고 촉구했다.

이는 두 사람의 연설에서도 잘 드러난다.

마크롱 대통령은 방중 첫날인 지난 8일 기조연설에서 중국어로 "지구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고 말했다.

이 표현은 기후변화 문제의 새 리더를 자처하는 마크롱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슬로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패러디한 것으로 전부터 즐겨 사용해온 표현이다.

시 주석도 9일 인민대회당에서 한 연설을 통해 "다자주의 보호"와 "개방적인 세계 경제"를 촉구하며 화답했다.

이는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맞서 줄기차게 강조해온 '주문'과도 같다.

푸단대 유럽학센터의 딩춘 국장은 두 지도자가 비슷한 견해가 자연스레 양국의 제휴를 강화하는 쪽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 주석과 마크롱 대통령은 모두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철학과 다른 방식으로 사고한다"며 "두 사람은 개방과 다자주의의 가치를 믿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마크롱 대통령이 서방이 혼란스러운 시기에 프랑스를 중국의 신뢰할 만한 동맹으로 자리매김하려 시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미국이 세계 무대에서 철수하고, 영국과 독일이 각각 국내 정치 문제로 신음하는 사이 프랑스가 공백을 메우려 한다는 것이다.

시앙스포 명예 수석 연구원 장-필리프 베자는 "중국을 국제정세 동반자로 격상하려는 노력"이라고 말했다.

다만, 마크롱 대통령이 급하게 중국을 끌어안으면서 남중국해 영토 분쟁이나 인권 침해 등의 문제에는 주의를 거의 기울이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베자 연구원은 "마크롱 대통령이 가능한 위험을 알고 있을 것이지만 시진핑 주석 체제의 중국이 어떤지 아는지는 확신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시 주석이 주창한 실크로드 부활 프로젝트인 일대일로(一帶一路)에 찬사를 보내며 새로운 협력체제를 촉구했다.

많은 서방 관리들은 중국이 자국의 정치, 경제적 이익에 따라 국제규범을 새로 쓰기를 원하고 있다며 경계심을 품고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맞이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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