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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재판 나온 최순실, 특검에 '짜증'…"아니다·모른다"

류란 기자

입력 : 2017.12.20 13:04|수정 : 2017.12.20 17:40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질문마다 날 선 반응을 보이며 '모르쇠'로 일관했습니다.

특검팀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거나 증언을 거부하다가 재판장에게 제지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최 씨는 오늘(20일) 서울고법 형사13부 정형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등 삼성 관계자들의 속행공판에 증인으로 나왔습니다.

이 부회장의 1심 재판 때 증인으로 나온 데 이어 두 번째입니다.

특검팀은 우선 지난해 1월 11일 삼성전자 황성수 당시 전무가 박상진 당시 사장에게 '그랑프리급 말 구입을 허가해달라'고 요청한 문자를 제시하며 최 씨에게 "증인이 삼성에 요청한 것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최 씨는 "그런 사실이 없다. 말 소유권은 삼성이 전적으로 갖고 있다"면서 "승마지원 자체를 딸 유라를 위해서 시작한 게 아닌 만큼 검찰이 그런 전제로 물어보면 제가 대답할 말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유도 질문하지 마시라. 제가 개입해서 샀다는 걸 묻는 거냐"고 반문했습니다.

말 구입 문제를 두고 특검팀이 유사한 질문을 계속하자 "답답하다"면서 "독일을 한 번 갔다 오시든가, 말을 연구하는 검사님이 나오시든가 해야 했다"고 짜증 섞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삼성이 지난해 초에 말 '비타나'와 '라우싱'을 사게 된 경위를 묻는 말에는 "정유라가 타는 말이라고 꼭 집을 수는 없다. 삼성이 중장기 로드맵에 따라 선수들이 독일에 오면 사주기로 한 계약에 따른 것"이라고 대답했습니다.

특검팀이 "이해가 안 간다"고 말하자 최 씨 역시 "뭐가 또 이해가 안 가느냐. 서로 마찬가지"라고 받아쳐 방청객이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습니다.

최 씨는 특검팀이 안종범 전 수석의 수첩 내용으로 질문을 시작하자 "안종범 수첩에 대해서는 증언을 거부하고 싶다"고 말했다가 재판장에게서 "단지 안종범 수첩 내용이라서 증언을 못 한다는 건 증언 거부 사유가 아니다"라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최 씨는 특검팀이 "박 전 대통령과 차명폰으로 두 달 남짓 295차례나 통화하며 무슨 대화를 나눴느냐"고 묻자 "그건 물어보는 게 실례"라며 입을 닫았습니다.

특검팀이 "대통령과 이재용의 단독면담 전후 두 사람이 통화한 것으로 봐서 증인이 대통령에게 면담 때 할 얘기나 요청 사항을 말해준 것 아니냐"고 묻자 최 씨는 "그건 대한민국 대통령을 너무 무시하는 얘기"라며 "저는 총수 면담은 관심도 없다. 제가 거기에서 뭐 얻을 게 있다고 관심을 보이냐"고 쏘아붙였습니다.

특검팀이 조카 장시호 씨의 증언을 토대로 최씨에게 총수들과의 일정을 알고 있던 것 아니냐고 다시 추궁하자 "장시호 플리바게닝의 너무 심한 사례인 것 같다"며 "나는 기억 안 난다"고 말했습니다.

최 씨는 특검팀이 "박상진 사장은 증인에게서 '삼성에 도와드릴 게 있으면 말하세요'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맞느냐 아니냐. 기억이 안 나느냐"고 묻자 "저는 그런 얘길 한 적이 없다. 왜 이렇게 강요를 하시느냐. 저는 삼성하고 어떤 거래도 얘기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에게 삼성을 도와주라는 말을 했느냐는 질문에도 "그런 얘길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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