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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으로 몰았다" 앙심…십년지기 산 채로 묻어 살해한 모자

박찬근 기자

입력 : 2017.11.29 15:40|수정 : 2017.11.29 15:40


자신을 절도범으로 몰리게 했다는 이유로 십년지기 지인을 산 채로 매장해 살해한 50대 여성과 그 아들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경기 분당경찰서는 살인 및 사체유기 등 혐의로 55살 이 모씨와 아들 25살 박 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이씨 등은 지난 7월 14일 지인인 49살 A씨를 렌터카에 태워 수면제가 든 커피를 마시게 한 뒤 강원도 철원의 남편 62살 박 모씨 소유의 텃밭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씨는 지난해 6월 "소지품을 좀 갖다달라"는 A씨의 부탁을 받고 A씨 옛 동거남의 집에 들어가 A씨의 옷과 가방 등을 챙겨나왔다가 절도범으로 몰린 것에 불만을 품고 이런 일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절도사건 수사를 받을 때 A씨가 '소지품을 갖다달라는 부탁을 한 적 없다'라고 진술해 절도죄로 처벌받게 됐다"고 진술했습니다.

박씨는 "A씨를 살해하러 가는데, 같이 가자"는 어머니 이씨의 부탁을 받고 함께 일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은 지난 8월 10일 기초생활수급자로 혼자 살던 A씨가 사라진 사실을 처음 안 사회복지사로부터 실종 신고를 접수, 수사를 시작했습니다.

경찰은 이씨 모자를 일단 감금 혐의로 체포한 뒤 어제 낮 2시쯤 이씨 남편의 철원 자택을 압수수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박씨는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라며 경찰을 따돌린 뒤 자택 인근 창고에서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경찰은 이씨 모자를 상대로 추가 수사를 벌여 어젯밤 살인에 대한 자백을 받았으며, 이들의 진술에 따라 오늘 오전 박씨 자택에서 직선 거리로 900m 떨어진 텃밭에서 A씨 시신을 수습했습니다.

아들 박씨는 경찰 조사에서 "철원에 도착한 뒤 어머니는 아버지 집에 남아있고 아버지와 내가 A씨를 텃밭으로 태워가 땅에 묻었다"라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이씨 모자를 상대로 추가 수사를 진행하는 한편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A씨 시신을 부검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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