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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34일' 여아 링거 맞은 후 사망…인하대병원 억대 배상

박찬근 기자

입력 : 2017.11.29 09:18|수정 : 2017.11.29 09:57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인천의 한 대학병원에서 링거용 정맥주사를 맞다가 숨진 생후 34일 여자아이의 유족이 병원 운영자인 학교 법인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해 총 2억 원대의 배상 판결을 받아 냈습니다.

인천지법 민사16부는 숨진 1살 A양의 부모가 인하대 병원 운영자인 학교 법인 정석인하학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A양의 부모에게 모두 2억2천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정석인하학원 측에 명령했습니다.

법원에 따르면 생후 34일 된 A양은 지난해 6월 23일 몸에 열이 38도까지 올라 인천시 중구 인하대병원에 입원했습니다.

A양의 어머니는 한 달 전 출산한 인천의 한 산부인과에 먼저 딸을 데려갔다가 "큰 병원으로 가 보는 게 좋겠다"는 말을 듣고 이 대학병원을 찾았습니다.

A양은 입원 치료 나흘째였던 같은달 27일 오후 4시 11분 간호사로부터 링거용 정맥주사를 맞은 직후 얼굴색이 새파랗게 변하는 청색증을 보였고, 심정지 후 끝내 숨졌습니다.

부검 결과 심정지를 일으킬 질병은 없었고 기도 내에서 분유가 배출된 기록 등으로 미뤄 기도 폐쇄성 질식으로 인해 숨진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A양의 어머니는 경찰에서 간호사가 링거 주사를 놓은 직후 사망했다며 의료 사고를 주장했습니다.

재판부는 "의료진은 피해자에게 정맥주사를 놓기 전 분유가 역류해 기도가 폐쇄되는 것을 방지해야 하고 섭취한 분유량을 미리 확인했어야 함에도 그러지 않았다"며 "병원이 정한 수유 후 1시간 이후에 정맥주사를 처치한다는 원칙도 명확한 근거를 찾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A양의 산소포화도가 측정되지 않자 의료진이 곧바로 기도 내 삽관과 흉부 압박 등의 조치를 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응급상황에서 기도확보를 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보긴 어렵다며 피고의 책임 비율을 60%로 제한했습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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