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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어가 임신시켰다" 가짜뉴스 실으려한 여성 '덜미'

한세현 기자

입력 : 2017.11.28 11:47|수정 : 2017.11.28 11:47


▲ 앨라배마주 상원의원 선거 공화당 후보 로이 무어

성 추문에 휩싸인 미국 상원의원 공화당 후보의 추가 성폭력 전력을 폭로하겠다며 언론에 접근한 여성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여성은 주류 언론을 비판해온 한 보수단체와 접선한 것으로 확인돼 마치 '위장요원'처럼 거짓 정보를 흘려 '가짜뉴스'를 싣게 한 뒤 해당 매체에 대한 공격의 빌미를 만들려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로이 무어 앨라배마주 상원의원 보궐선거 공화당 후보에 대한 극적인 이야기가 있다며 접근했지만, 위장 비밀요원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여성은 신문에 자신이 15살이던 1992년 무어에게 성폭행을 당했으며 임신까지 했지만 무어의 요구로 낙태한 경험이 있다고 제보했습니다.

그는 기자들과 2주 이상 몇 차례에 걸쳐 인터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야기가 오락가락하기도 하고, 기자들에게 "내 이야기가 나가면 무어의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겠느냐"고 묻기도 했습니다.

신문은 이 여성의 주장이 근거가 없다고 판단해 기사를 내지 않기로 했습니다.

특히 기자들이 온라인 검색 중 후원금 모집 사이트인 '고펀드미'에서 제보자 이름 글을 발견하면서 의문은 커졌습니다.

그는 "뉴욕으로 가는 길"이라며 "진보적인 주류 언론의 거짓과 싸우는 보수 미디어 운동의 일자리를 받아들였다"고 썼습니다.

이 여성은 언론을 상대로 한 어떤 조직과 같이 일하는 게 아니라며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그러나 이날 아침 보수성향 단체 '프로젝트 베리타스'의 뉴욕 사무실에 들어가는 모습을 기자에게 들켰습니다.

프로젝트 베리타스는 언론과 진보적 단체에 위장전술을 구사하며 공격하는 것으로 알려진 단체로, 그의 차가 사무실 주차장에 1시간 이상 멈춰 있었습니다.

이 단체 창립자 오키프는 이 여성을 고용한 것인지, 무어 측과 함께 일해왔던 것인지 등을 묻는 말에 답변을 거부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습니다.

무어 선거캠프 측 역시 답변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신문은 이 여성과 비보도를 전제로 이야기했지만, 거짓을 말하면서 악의적으로 요청했던 비보도 약속은 지킬 수 없었다며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배런 편집국장은 "프로젝트 베리타스의 의도는 우리가 함정에 빠진다면 이 이야기를 널리 알리려던 게 분명하다"며 "일반적인 우리의 엄격한 저널리즘 덕분에 속아 넘어가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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