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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웅산 수치와 만나는 교황, '로힝야' 직접 언급할까

한세현 기자

입력 : 2017.11.28 10:27|수정 : 2017.11.28 10:47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얀마 방문 첫 일정으로 로힝야족 '인종청소' 책임자인 군 최고사령관을 만나 로힝야족 문제를 에둘러 언급한 가운데,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립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얀마 방문 첫날인 어제(27일), 민 아웅 흘라잉 군 최고사령관을 숙소로 초청해 약 15분간 비공개로 대화를 나눴습니다.

애초 군 최고사령관과의 면담은 미얀마 방문 마지막 날인 오는 30일로 예정되어 있었고 단독면담 여부도 불투명했지만, 예정보다 일찍 단독면담을 하면서 대화 내용에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버크 교황청 대변인은 "교황이 최고사령관과 미얀마의 전환 시기에 정부의 책무에 관해 논의했다"고 전했고,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나는 종교·종파 간 평화와 통합, 정의를 실현하고자 한다. 미얀마에는 종교 또는 인종을 이유로 한 학대나 차별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상황을 전했습니다.

교황은 이 종교 간에 서로 존중하는 문화가 국가의 번영을 주도할 것이란 생각과 미얀마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기도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습니다.

비록 로힝야족 문제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교황은 사태의 핵심인 종교·인종 간 차별 문제를 지적하고 이종교간 화합을 강조함으로써 존경받는 종교인의 역할을 한 셈입니다.

군 최고사령관과의 회동으로 미얀마에서의 공식 일정을 시작한 교황은 오늘 행정수도인 네피도로 건너가 미얀마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 수치의 핵심 측근인 틴 초 대통령 등을 면담합니다.

그러나 교황이 군 최고사령관과 면담에서 주고받았던 대화 수준 이상으로 로힝야족 문제를 거론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입니다.

그동안 로힝야족에 대한 증오와 차별을 선동해온 강경 불교도들이 교황의 일거수일투족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는 만큼, 로힝야족을 직접 언급할 경우 반 로힝야 정서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극우 불교단체인 '민족종교 수호를 위한 애국연합'은 교황 방문을 환영한다면서도 그가 공개적으로 로힝야족 문제를 언급할 경우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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