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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이 순두부처럼 '물렁'…기상청, '지반 액상화' 조사 착수

입력 : 2017.11.19 14:30|수정 : 2017.11.19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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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앙에서 50m 정도 떨어진 농지입니다. 지진 당시 갈라진 틈으로 물이 솟아올라 바싹 말랐던 논바닥이 이렇게 흠뻑 젖었습니다. 지진으로 지반이 물렁물렁해지는 이른바 '액상화 현상'이 처음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사실이라면 매우 위험할 수 있어서 기상청이 오늘(19일)부터 조사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심우섭 기자입니다.

<기자>

건물과 땅이 물 위에 뜬 듯 흔들리고 갈라진 땅 사이로는 흙탕물이 솟구칩니다. 전신주는 물론 커다란 집들도 이쪽저쪽으로 기울어 있습니다.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이 있은 지 6개월 뒤 모습입니다.

지진 충격으로 지반이 물을 머금고 순두부처럼 물렁물렁해지는 '액상화 현상' 때문입니다.

포항 북구의 진앙지 주변에서도 이와 유사한 현상이 넓은 지역에 걸쳐 발견됐습니다.

강한 수압에 의해 약 1m 높이까지 지하수가 솟아오르고 모래 화산까지 만들어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연구팀은 국내 첫 액상화 현상의 흔적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손문/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 지표에 가면 꼭 물이 올라와 있고 모래, 점토 그다음에 어떤 경우에는 수압이 센 데는 자갈까지 올라와 있거든요. 액상화 가능성은 99% 이상이죠. 그거는.]

연구팀은 또 이번 지진으로 건물 기울어짐 현상이 일어난 곳 들이 대부분 매립지 등 연약지반이라고 밝혔습니다.

액상화가 더 진행되면 건물이 그대로 쓰러질 수 있어 매우 위험합니다.

기상청은 오늘(19일)부터 이 지역에 대한 지반 구조 파악을 비롯해 본격적인 액상화 조사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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