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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도서展서 작가에 주먹질…野 선주자 다룬 책에 불만 표출

입력 : 2017.11.06 23:03|수정 : 2017.11.06 23:03


지난해 한국인 레코드숍 습격사건이 일어난 이스탄불에서 이번에는 도서전에서 사인회 중인 저자가 공개적으로 폭행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6일(현지시간) 일간 비르귄 등 터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달 4일 이스탄불에서 개막한 제36회 이스탄불국제도서전의 한 저자 사인회에서 10∼20명이 들이닥쳐 저자와 출판사 관계자를 폭행했다.

폭행이 벌어진 곳은 터키 저자 세바하틴 왼키바르의 신작 '아세나'의 저자 사인회장이다.

아세나는 최근 새로운 보수주의 정당을 창당한 메랄 악셰네르 전 내무장관의 정치이력을 다룬 책이다.

왼키바르가 독자들에게 한창 사인을 해주고 있을 무렵 10명이 넘는 남자들이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왼키바르가 사인을 하는 테이블로 접근했다.

현장에 있던 출판한 크르므즈케디('빨간 고양이'라는 뜻)의 마케팅매니저 살리흐 야부즈에 따르면 무리 중의 한 남성이 저자와 출판사 직원을 향해 "누가 이런 책을 내라고 했어?"라며 위협하고는 주먹을 휘둘렀다.

곧 일행과 이들을 저지하려는 출판사 직원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출판사 부스 주변이 혼란에 빠졌고, 잠시 후 경비직원들이 출동한 후에야 사태가 진정됐다.

이 사건으로 출판사 직원 몇명이 가볍게 부상했다.

2019년 대선 출마가 예상되는 악셰네르 대표는 지지층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겹쳐, 내년 대선의 강력한 변수로 부상했다.

사인회장에서 행패를 부린 일행은 보수진영 분열에 불만을 품은, 집권당 지지자로 추정된다.

야부즈 매니저는 "일부의 반발이 있더라도 이 책을 계속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의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여당 '정의개발당'(AKP)을 간접적으로 겨냥하며 "생각이 다른 사람을 무력으로 침묵시키는 것은 미개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한편 한국은 이번 이스탄불국제도서전에 주빈국으로 참가해 터키어로 출간된 한국 문학도서 15종을 비롯해 한국 도서 140여 종을 전시·소개했다.

또 최윤, 안도현, 손홍규, 김애란.

천양희, 이성복 작가가 직접 전시관과 이스탄불 시내에서 터키 독자와 만나는 행사도 마련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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