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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루스코니, 1990년대 이탈리아 마피아테러 연루 혐의로 또 수사선상

입력 : 2017.11.01 01:45|수정 : 2017.11.01 01:45


실비오 베를루스코니(81) 전 이탈리아 총리가 1990년대 초반 이탈리아에서 벌어진 마피아에 의한 폭탄 공격에 연루된 혐의로 또 다시 수사선상에 올랐다.

31일 코리에레 델라 세라 등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피렌체 검찰은 투옥 중인 마피아 두목 쥐세페 그라비아노의 도청 자료를 근거로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에 대한 수사를 개시했다.

그라비아노는 1992∼1993년 로마, 밀라노, 피렌체 등 이탈리아 주요 도시에서 자행돼 10명의 사망자를 낸 마피아 폭탄테러에 연루됐을 뿐 아니라 반(反)마피아 판사와 성직자를 살해한 혐의가 인정돼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마피아에 의한 당시 폭탄 공격은 역대 가장 악명 높은 마피아 두목으로 꼽히는 토토 리이나의 체포와 정부가 제정한 강력한 반마피아 법에 대한 반발에서 자행된 것으로 여겨졌다.

그라비아노는 작년에 동료 수감자에게 "베를루스코니가 자신의 정치적 목적에서 폭탄 공격을 저지르도록 나를 부추겼다"고 말했고, 이 발언을 입수한 검찰은 베를루스코니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라비아노는 당시 동료에게 한 발언에서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최측근으로 여겨지는 마르첼로 델루트리가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와 자신 사이의 중개인 역할을 했다고도 떠벌렸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와 함께 우파 정당 전진이탈리아(FI)를 공동 창립한 정치인 델루트리는 2014년 마피아 공모 혐의가 인정돼 징역 7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1990년 초반 마피아가 저지른 폭탄 공격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3번째이다.

그러나 앞선 2차례의 수사는 증거 불충분으로 기소로 이어지지 못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대리인인 니콜로 게디니 변호사는 이번 수사와 관련, "새롭게 드러난 사실이 없기 때문에 이번 조사 역시 앞선 사례들처럼 조만간 기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건설업과 미디어그룹을 거느린 재벌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사업 초기 마피아의 도움을 받아 재산을 축적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마피아 연루설에 시달려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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