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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어린이용 학습지를 푸는 어른들이 늘고 있습니다. 간단한 산수나 외국어 문제를 풀고 선생님에게 채점도 받는 겁니다.
여기에는 어떤 심리가 숨어있는 것인지 한지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덧셈 곱셈, 간단한 산수 문제부터 날 일, 달 월 같은 초보적인 한자에 기초적인 어학까지 누가 봐도 어린이용 학습지를 어른이 풀고 있습니다.
정해진 시간보다 빨리 풀면 마치 아이를 대하듯 선생님 칭찬이 이어집니다.
[진짜 잘했다. 어떻게 이렇게 잘했어.]
[안소현/학습지 푸는 직장인 : 빨간 펜으로 어렸을 때 받은 것처럼 체크를 해주세요. 칭찬받는 느낌이 들고요. 성인이 되고 나서부터는 좀 느끼기 힘들었던 기분을 느끼죠.]
이 어린이용 학습지 회사는 최근 성인 회원 수가 3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김건희/학습지 회사 홍보팀 성인회원 위해 따로 마케팅 활동을 한 건 아닌데요. 좀 특이한 현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취미를 다시 찾는 사람도 늘었습니다. 음악과 몸짓에 집중하면서 '발레리나' 꿈을 다시 꾸기도 하고,
[안신애/발레 배우는 직장인 : 제 꿈을 취미로 한 번 더 해보고 싶어서…]
[나에게 발레란? 꿈의 연장선이다]
바쁜 일상으로 잊고 살았던, 행복했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기도 합니다.
[정이레/발레 배우는 직장인 : 예쁜 튜튜(발레복) 입고 이러면 내가 공주님이 된 것 같고 그런 기분이었는데…]
[잊고 있고 몰랐던 내 예쁜 모습을 찾게 해주는 것]
어릴 적 했던 학습이나 놀이를 통해 안정감을 얻게 되는 겁니다.
[박강진/미술 배우는 직장인 : 옛날에 그림을 그렸던 때를 생각해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림에 빠져들게 되거든요.]
[곽금주/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경쟁도 심하고 스트레스도 커집니다. 어릴 때의 학습이라든지 활동을 해서 스트레스도 풀리고 힐링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철없는 어른'이라고 취급받았던 키덜트 문화가 이제는 여가와 자기계발 분야로까지 확장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제 일·공진구·최준식, 영상편집 : 이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