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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공포에 키르기스 1천500년 미라 파냈다 묻었다 소동

정규진 기자

입력 : 2017.10.31 16:41|수정 : 2017.10.31 16:41


이달 중순 대선이 치러졌던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에서 1천500년 된 미라가 저주 공포로 원래의 자리에 다시 묻히는 황당한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키르기스 국가위원회는 고고학자들의 반발에도 그동안 국립박물관에 보관됐던 1천500년 된 여성 미라를 발견됐던 장소에 재매장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1956년 키르기스 남부에서 발견됐던 이 미라는 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대선전날인 지난 14일 원래 장소에 묻혔습니다.

하지만 미라를 되묻은 이유가 심령술사와 무당들의 주장에 따라 위원회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심령술사들은 만약 이 미라가 진공 상태로 국립박물관에 계속 보관되면 나라에 재앙이 닥칠지도 모른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자신을 무당으로 밝힌 자미라 무랏베코바는 "미라는 절대 죽지 않고 처음 발견됐을 때부터 살아있었다"며 "미라를 다시 묻어 대선의 유혈사태로부터 우리 자신을 지킬 수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알마즈벡 아탐바예프 대통령도 재매장 결정이 모든 예지자를 믿는 가짜 무슬림이 벌인 일이라고 비판하자 미라 재매장을 주도한 문화부 장관이 사임했습니다.

하지만, 재매장이 대선 전날 이뤄진 점은 불안정한 키르기스 정계에서 미신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국민 대부분이 이슬람교도인 키르기스스탄에서는 샤머니즘적 관행이나 미신이 뿌리 깊게 남아 있습니다.

2011년에는 의회에서 악을 내쫓는다는 명목으로 양 7마리를 도살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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