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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병원 "김주혁 사망원인 '심근경색' 단정할 수 없어"

유영규 기자

입력 : 2017.10.31 11:37|수정 : 2017.10.31 12:58


어제(30일)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배우 김주혁 씨의 사망원인에 대해 각종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건국대병원 측은 "심근경색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건국대병원 관계자는 오늘 언론 통화에서 "여러 추측성 기사가 나오고 있지만, 병원의 공식 입장은 부검 전까지 사망원인을 확정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습니다.

또 "현재 김주혁 씨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으로 결정됐으나, 부검은 어느 병원에서 할지 결정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김주혁 씨가 몰던 벤츠 SUV는 강남구 삼성동 영동대로에서 어제 오후 4시 30분쯤 그랜저 승용차와 추돌 후 인근 아파트 벽면 근처 2m 계단 아래로 굴러떨어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당시 그랜저 승용차를 운전하던 김 모(48)씨는 경찰 조사에서 "벤츠 운전자가 차 안에서 가슴을 움켜잡는 모습을 봤다"고 진술하면서 김 씨의 사망원인이 심근경색 아니냐는 설이 돌았습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들도 건국대병원과 비슷한 견해를 밝혔습니다.

갑작스러운 심근경색은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지만 김 씨의 사망원인으로 단정 짓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것입니다.

이승준 대한심폐소생협회 간사(응급의학과 전문의)는 "김씨의 나이가 40대 중반인 점을 고려했을 때 심근경색이 발생할 가능성은 오히려 낮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사망한 경우에는 심근경색 외 뇌출혈을 비롯한 다양한 원인이 있다"며 "경찰 조사 및 부검 결과에서 밝혀지겠지만, 목격자 진술만으로 '심근경색'으로만 단정하는 것은 현재로써는 무리"라고 설명했습니다.

심근경색은 심장에 있는 혈관이 혈전·연축 등으로 인해 갑자기 막히면서 심장 근육이 손상되는 질환을 뜻합니다.

이 질환을 겪는 환자는 대부분 '가슴을 쥐어짠다', '가슴이 싸한 느낌이 든다'는 식으로 가슴 통증을 호소합니다.

주로 가슴의 정중앙 또는 약간 좌측이 아프다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평소 별다른 이상 징후가 없어도 심근경색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특히 운전중 심근경색이 발생하면 대형 교통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혈관기능이 떨어지는 사람은 미리 예방법과 대처법을 알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승준 간사는 "심근경색은 가슴이 답답하거나 호흡이 평소와 다르게 쉬어지는 등 전조 증상이 있다"며 "운전을 하기에 앞서 본인의 몸 상태가 조금이라도 이상하다면 운전대를 잡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이병권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서서히 혈관이 좁아지는 협심증과는 달리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심근경색 환자는 병원으로 신속히 이송해 응급조치를 받아야 한다"며 "운전 등 본인이 조치하기 어려운 상황이면 즉시 119에 연락하거나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이 교수는 "심근경색이 발생했을 때는 3~6시간 내로 막힌 혈관을 재개통해야 생존 가능성이 커진다"며 "특히 주변에 심근경색 환자가 발생했을 때 즉각적인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면 뇌 손상 등 심각한 합병증 및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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