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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북서부 산불 비상…토리노 인근서 1천 명 대피

이강 기자

입력 : 2017.10.30 22:23|수정 : 2017.10.30 22:23


이탈리아 북서부에 산불이 계속 번지며 비상이 걸렸습니다.

오늘(30일)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프랑스와 접경한 산악 지대인 수사 계곡에서 산불이 번지며 피에몬테 주의 몸판테로, 수사, 베나우스 마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번 불로 이 지역에 있는 노인 요양 시설에서 200명의 노인이 대피한 것을 비롯해 천여명의 주민이 피난을 떠났습니다.

피에몬테 주에서는 지난 10일 이래 총 300건의 화재가 신고된 가운데, 지난 28부터 이틀동안 방화로 의심되는 20여 건의 화재가 추가로 발생해 산림 3천㏊가 불에 탔다고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 등은 전했습니다.

3천㏊는 서울 여의도의 10배에 해당하는 면적입니다.

어제는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출동한 소방관 8명이 연기를 흡입해 인근 병원으로 후송되는 등 인명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올 들어 지속된 건조한 날씨와 최근의 이상 고온에 강풍까지 더해지며 수사 계곡의 산불이 확산하자 피에몬테 주도인 토리노도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토리노에서는 지난 27일 산불로 인한 연무가 스모그와 결합하며 미세먼지 수치가 기준치의 4배 가까이 치솟기도 했습니다.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세르지오 참파리노 피에몬테 주지사는 이 지역에 산불로 인한 비상 사태를 선포해줄 것을 중앙 정부에 긴급히 요청했습니다.

이 지역에선 현재 이탈리아 소방항공대 소속 소방 항공기에 크로아티아에서 급파된 소방 항공기까지 가세해 불길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한편, 이탈리아 환경 단체인 베르디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이탈리아에서 화재로 소실된 면적은 전년 같은 기간의 3배인 총 13만5천㏊에 달합니다.

이탈리아에서는 올 여름 유달리 긴 가뭄과 고온이 지속되며 특히 중부와 남부에 화재 피해가 집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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