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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반도체에 기댄 성장, 좋긴 한데 언제까지?"

입력 : 2017.10.28 09:08|수정 : 2017.10.3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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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방송일시 : 2017년 10월 27일 (금)
■대담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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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경제, 3년 만에 3분기 성장률이 석 달 전보다 1.4% 성장
- 올해 반도체 수출 약 100조 원, 40년 새 300배 증가
- 반도체 호황 끝나면 어떻게 되나…의구심 들 수밖에 없어
- 메모리 반도체 호황, 내년 하반기부터 꺾일 가능성 있어
- 중국도 반도체에 대규모 투자…내년부터 칩 생산 시작
- 기업 간 융합 안 돼… 과감한 기술 개발 투자와 규제 완화 필요


▷ 김성준/진행자:

반도체 수출에 힘입어서 지난 3분기 우리나라 경제가 7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아무래도 반도체 수출과 추경의 힘이 컸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반도체 호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반도체에 기댄 성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게 높아가는 분위기입니다. 한 주간의 경제 소식을 짚어보는 시간 경제 포커스.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예.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성장률은 괜찮더라고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3년 만에 3분기 성장률이 석 달 전보다 1.4%가 성장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굉장한 거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어느 누구도 예측을 못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수출과 추경 효과인데요. 성장 기여도를 보니까 내수 기여도는 0.5%, 수출 기여도가 0.9%라는 겁니다. 반도체가 없었으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의 1% 가까이가 날아갈 수 있었다는 건데요. 그동안 사실은 반도체, 자동차가 쌍끌이 수출이 잘 됐는데.

▷ 김성준/진행자:

자동차가 요즘 힘들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힘들다보니까 지금은 외끌이. 반도체가 우리나라를 먹여 살리고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올해 반도체 수출은 사상 최대, 900억 달러, 약 100조 원 정도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되면 거슬러 올라가보면 반도체 수출은 1997년에 3억 달러였거든요. 올해 900억 달러니까 40년 새 300배가 늘어난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단순하게 얘기 해봐도 오늘 무슨 기사 보니까 SK하이닉스가 작년 말 대비 주가 상승률이 100%가 넘었더라고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올 한 해만 80% 넘게 뛰었고요. 2012년에 현대로부터 하이닉스를 3조 3천억 원에 샀어요. 그런데 이 석 달의 영업이익이 3조 7천억입니다. 그러니까 신의 한 수였다. 이런 얘기를 들을 수밖에 없는데요. 그러다 보니까 우리나라 전체 무역 흑자의 절반이 반도체에서 나오고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여기서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도드라지는데요. 삼성전자 올해 안에 추정 매출이 245조 원이에요. 영업이익이 55조 원인데. 이게 신흥국, 베트남의 GDP가 244조 원이에요. 비슷하고요. 페루, 포르투갈, 뉴질랜드, 그리스보다도 삼성전자의 매출이 더 높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페루, 포르투갈, 뉴질랜드도 있고 그리스도 있어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올해 우리나라 나라 살림살이가 400조 정도 됩니다. 그런데 삼성전자 한 해 매출이 255조니까 우리나라 나라 살림살이 6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아졌다. 물론 글로벌 IT 초대기업으로 간 것 굉장히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지만. 그런데 반도체 호황이 끝나면 어떻게 되지? 이런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다들 스마트폰 샀고 컴퓨터도 다들 갖고 있고 노트북도 있고. 그런데 왜 반도체 수요가 이렇게 많은 건지 모르겠어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반도체는 사실은 그동안 치킨 게임이라고 해서 굉장히. 이건 자본집약형 사업이거든요. 공장 하나 짓는 데 조 단위가 들어가기 때문에. 글로벌 거대 기업들이 정말 난투전을 벌인 겁니다. 그러면서 하나둘 씩 떨어져 나간 겁니다. 지금 D램을 만들 수 있는 회사가 몇몇 안 돼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정도가. 세 명이 독과점하고 있고요.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6개 업체가 거의 과점 상태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웃돈 주고 파는데. 지금 반도체 영업이익이 50%예요. 반도체 1,000원 어치 팔면 500원의 이윤이 남는다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 우리나라 전체 상장기업의 영업이익 전에 기사 나온 것 봤는데 몇 퍼센트라고 하죠? 거의 은행 이자 못 미치거나 조금 넘거나 그러던데. 2% 3% 정도. 그런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만 50%란 말씀이시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이게 사실 국내 내수 산업이었으면 난리 납니다. 값 내려라. 독과점이죠. 그런데 이게 글로벌 사업이다 보니까. 그러면 글로벌 기업들이 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그냥 놔두겠느냐. 그래서 지금 나오는 얘기가. 이런 메모리 반도체가 사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호황을 겪고 있는데. 이게 내년 하반기부터는 꺾일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그게 누가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느냐. 삼성증권이 이런 보고서를 내놨어요. 삼성증권이 최근에 어떤 보고서를 내놨냐면.

▷ 김성준/진행자:

그게 미전실 없어지고 각자 경영하다가 그런 일이 생긴 건가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지는 않고요. 어차피 업황을 전망하다보니까 자기 그룹사이기는 하지만 업황 전망은 틀릴 수도 있는 것이니까요. 그런데 그 내용을 좀 들여다보면. 지금 공급 부족 사태로 웃돈 주고 반도체 사는 것 맞다. 호황은 견인하고 있는 것 맞지만 지금 업체들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돈 되니까 대규모 투자로 공급량을 엄청나게 늘리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 결국은 수요와 공급이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여기에다 메모리 반도체 최대 고객이 애플이거든요. 그런데 애플이 요즘 나온 신제품이 잘 안 팔리고 있거든요. 거기에다가 중국은 반도체 굴기라고 해서 대규모 투자를 했는데 내년부터 칩을 생산하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되면 결국은 타이밍의 문제일 뿐 이제 내년 하반기부터 꺾일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물량을 막 쏟아내는 이유가. 그렇게 쏟아내서 가격을 떨어트려서 중국이 이 시장에 뛰어들려고 자꾸 애쓰는 것을 막아보자는 면도 있는 것 아닙니까? 도저히 경쟁이 안 되게 만들어서.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게 타이밍이 공교롭게도 내년 하반기부터 중국이 나오면. 그 때부터는 물량 공세로 나간다는 거죠. 왜냐하면 반도체라는 것은 처음에 만들어낸다 하더라도 수율이라고 해서 하나를 정확하게 불량 없이 만들어내는 게. 삼성이나 SK는 90% 넘는 수율, 거의 불량률이 없지만. 처음 만들어내다보니까 불량률이 떨어지고 원가는 항상 높을 수밖에 없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불량률도 높고 원가도 높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죠. 그런 면에서는 우리가 이득을 볼 수 있지만. 그러나 반도체 산업이라는 게 투자 사업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중국은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나오기만 하면 호시탐탐 M&A를 통해서 기술을 흡수하고 있다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화웨이나 중국의 대형 핸드폰 제조업체들은 그러면 내년부터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반도체를 안 쓰겠네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자기 걸 쓴다는 거죠. 칭화유니그룹 이런 곳은 내년 말부터 양산에 들어가니까. 결국은 중국은 돈은 조금 원가를 더 주더라도 자기 것을 쓴다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반도체 굴기를 해야 되니까. 그런데 이렇게 되면 참 걱정 아닙니까? 당장 내년부터는 자동차 매출이 당장 늘어나거나 이럴 가능성은 그렇게 높지는 않은 것 같거든요. 그렇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그러나 물론 반론도 있습니다. 외국계 증권사이기는 한데 노무라 증권의 경우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메모리 반도체가 슈퍼 사이클이고 지금 초입 단계이다. 울트라 슈퍼 사이클로 접어드는 초입이라는 겁니다. 반도체 시장의 그동안 사이클을 보게 되면 3, 4년 정도는 가더라. 그래서 2020년까지는 그나마 괜찮지 않겠느냐. 물론 꺾인다 하더라도 크게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인데요. 어쨌든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일단은 시장에서는 반도체 경기에 기댄 우리 경제의 취약한 단면을 드러내는 게 아니냐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어떻게 하나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사실 이러면 내년이 더 걱정이거든요. 올해도 사실은 북한 리스크가 해소된 것도 아니고요. 중국 사드 보복, 사실 관광 얘기는 나오고 있습니다만 실질적으로 해소된 것은 아니에요. 확인된 것도 없고요. 그리고 지금 한미FTA 개정 협상은 지금 막 시작하고 있고요. 그렇게 되면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다는 겁니다. 그러면 내년도 과연 우리. 올해는 일단 3% 성장, 3분기 누적으로 3.1% 했으니까 4분기에 마이너스 성장만 아니면 3% 성장 가능합니다. 

그런데 내년이 과연 3% 성장 가능 하느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조차도 다시 3% 이하로 미끄러질 가능성이 크다는 건데요. 지금 내년에 3%를 전망하고 있는 곳은 정부와 국제통화기금, IMF 뿐입니다. 올해와 동일하게 내년도 3.0% 성장이 가능하다는 건데. 한국은행조차도 내년 우리나라 성장률은 2.9%로 올해보다 성장률이 다소 둔화될 수 있다. 또 민간 경제연구기관들은 더 보수적인데요. LG와 현대경제연구원은 2.5%까지도 보고 있습니다. 

그러면 사실 내부적으로 보면 대외 리스크는 그대로 있다 하더라도. 내부적으로 우리는 SOC, 사회간접투자 굉장히 축소하고 있죠. 그리고 부동산 시장 옥죄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건설 투자가 계속 좋아질 수 있겠느냐. 이 부분에 대한 의문이 남고요. 그러면 여전히 민간 소비도 부족하고요. 지금 체감 경기가 좋아지지 않고 있는 것은 고용률이 낮기 때문인데. 청년 체감 실업률이 낮은데. 이런 걸 보면 내년 역시 내수보다는 수출에 기댄, 불확실한 성장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 말씀하신 것은 내년의 성장세에 대한 걱정인데. 우리가 노키아 아시잖아요. 그렇게 잘 나가던 노키아가 정말 하루아침에. 지금은 다시 좀 다른 업종으로 회복했다고 하지만 하루아침에 가는 것을 보면. 삼성전자가 반도체가 더 이상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 수 없는 상황이라면 지금쯤 이미 미래 성장 동력이 무언가 딱 하나, 또는 두 개 찍어서 가야 될 시점인데. 우리는 지금 그게 보이지 않는 것 아닙니까?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지금 사실은 삼성전자가 지난 13일에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하면서 권오현 부사장, 그동안은 사실 삼성이 이건희 삼성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일을 못하고. 그 다음에 이재용 부회장이 옥중에 있으면서 사실상 컨트롤 타워 역할을 했거든요. 그런데 가장 잘 나갈 때 나 용퇴하겠다고 선언했어요. 그러면서 후배한테 신성장 동력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했는데. 

사실은 우리가 그러면 지금 신성장 동력이라는 것은 정답이 이미 나와 있거든요. 4차 산업혁명이라고 해서 반도체 이후에 인공지능이라든가 빅데이터, 사물 인터넷, 바이오와 자율주행과 같은 디지털 기술로 촉발된 4차 산업혁명과 융합에서 그 해답을 찾아야 하는데. 과연 우리나라가 지금 이런 부분에 대해서 선두권을 지키고 있느냐. 아니라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아닌 게 문제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습니다. 지금 시작도 늦었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은 미국보다 10년이 늦었고요. 드론은 이미 중국이 주도권을 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원격진료로는 일본보다 뒤졌지만 10년째 우리는 시범사업만 제자리걸음하고 있다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거는 아예 법적으로 규제가 되고 있는 상황인데.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습니다. 사실 기업들도 보게 되면 삼성뿐만이 아니라 SK도 그렇고, 현대차도 그렇고. 세계 최대 IT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음에도 기업 간 융합이 안 돼요. 그러다 보니까 관련 규제들, 정확하게 기업들은 과감한 기술 개발에 투자를, 그리고 정부는 규제를 완화해야 하는데. 관련 규제, 문 대통령이 얘기했던 것처럼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할지 지켜볼 일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걱정입니다. 오늘 경제 포커스 지금까지 참조은경제연구소 이인철 소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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