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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완만한 테이퍼링 시작…"미국과 유로존은 달라"

곽상은 기자

입력 : 2017.10.27 04:52|수정 : 2017.10.27 04:52


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국이 미국에 이어 테이퍼링 즉 양적완화 축소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하지만 속도는 완만하게 조절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유럽중앙은행 ECB는 현지시각 26일 통화정책회에서 내년 1월부터 9월까지 현재 매달 600억 유로의 채권 매입 규모를 절반으로 줄이기로 했습니다.

기존 제로금리는 동결하기로 했습니다.

양적완화 축소에 들어가되 상당 기간 완만한 테이퍼링을 하면서 시장 상황을 주시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내년 9월 이후에도 채권 매입 연장 가능성은 시사했습니다.

이번 결정은 양적완화 축소와 금리인상에 대한 압박이 가중되는 가운데,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 않는 선에서 절충점을 찾았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드라기 총재는 채권 매입 종료에 대한 날짜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번 결정이 테이퍼링으로 불리는 것을 거부하며 '재보정'이라고 표현했습니다.

ECB가 테이퍼링에 들어가더라도 절반 규모로 채권을 매입하기로 한 것은 유로존의 물가 상승이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에서입니다.

드라기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강력하고 광범위하게 경제성장이 이뤄지고 있다"면서도 "물가를 상승시키기 위해 유로존은 여전히 충분한 통화 자극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ECB의 올해 물가 상승률 목표치는 2%이지만 현재로는 1.5%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ECB는 경제 상황이 악화할 경우 채권 매입 규모와 시기를 늘릴 수 있다고 밝혀 안전장치를 뒀습니다.

드라기 총재는 "미국의 경기회복 속도는 유로존보다 빠르다"며 "미국과 유로존은 다른 상태"라고 설명해 속도조절의 정당성을 언급했습니다.

ECB는 급격한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은 유로화 강세를 야기해 유로존의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ECB의 발표 이후 유럽의 주요 증시는 일제히 뛰었으며 유로화는 달러화 대비 약세를 나타내고 국채 금리는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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