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한 독재자로 비난받는 로버트 무가베(93) 짐바브웨 대통령이 자신을 친선대사로 임명했다가 비판 여론에 떠밀려 끝내 임명을 철회한 세계보건기구(WHO)에 불만을 드러냈다.
24일 짐바브웨 헤럴드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무가베 대통령은 WHO의 친선대사 임명 사실을 사전에 알았더라도 국가적 이해와 관련이 없어서 어쨌든 그 임명을 거부했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짐바브웨 공보부가 전했다.
공보부는 이어 "무가베 대통령은 언론 보도를 통해 자신이 WHO 친선대사로 임명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놀랐다"며 그는 WHO로부터 어떠한 공식적인 통보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월터 음젬비 짐바브웨 외무장관은 무가베 대통령의 WHO 친선대사 임명 철회가 발표된 후 현지 국영매체를 통해 유엔의 개혁을 촉구하고 나섰다.
음젬비 장관은 "국제 강대국들의 압력에 그 (친선대사) 임명이 철회됐다"며 "이번에 발생한 일은 UN 시스템이 개혁돼야 할 이유"라고 강조했다.
앞서 테드로스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 22일 성명을 내고 "며칠 동안 무가베 대통령의 친선대사 임명을 고민한 결과 임명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지난 18일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서 열린 비감염성질병에 관한 국제회의에서 아프리카의 심장마비와 천식 등을 퇴치하기 위해 무가베 대통령에게 친선대사를 맡아달라고 요청했다고 발표해 논란을 불러왔다.
무가베 대통령은 1980년 짐바브웨가 영국에서 독립한 이후 37년 동안 집권한 세계 최장기, 최고령 통치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