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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트럼프, 근시안적이고 무책임" 파리협정 탈퇴 맹비판

입력 : 2017.10.24 09:42|수정 : 2017.10.24 09:42

"국제사회 정신에 대한 세계 리더의 헌신 실종됐다"
"북핵에도 세계 리더 단결 필요…한목소리 견지할 때 北 대화 복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파리 기후변화 협정의 탈퇴를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역사의 그릇된 편에 서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반 전 총장은 23일(현지시간) AFP통신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협정을 탈퇴하겠다는 선언한 것에 대해 깊게 우려하고 있다"며 "나는 그의 비전이 정치적으로 근시안적이고, 경제적으로 무책임하며, 과학적으로 틀렸다고 줄곧 얘기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 원로 모임인 '디 엘더스'(The Elders)의 일원으로 영국 런던에서 열린 평화 행진에 참여 중이었다.

반 전 총장은 파리협정을 탈퇴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도 협정을 계속해서 준수하겠다는 미국 시민사회의 운동에 용기를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파리협정을 밀어붙이기 위해 전 세계가 뭉칠 것이라는 점에 고무돼 있다"며 "파리협정은 우리 정치 지도자들의 정치적, 도덕적 책임이다"라고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 재직 시절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국제사회의 합의인 파리협정 체결에 핵심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를 받는다.

선진국과 저개발국을 가리지 않고 탄소배출 저감의 부담을 지기로 2015년 12월 합의된 파리협정에는 세계 195개국이 참여했다.

하지만 협정의 주축국이었던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경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지난 6월 협정 탈퇴를 선언했다.

반 전 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긴밀하게 협조했다며 협정이 성사되는 과정을 돌아봤다.

그는 국제사회의 정신에 대한 헌신이 실종된 현재 상태를 소리높여 비판하기도 했다.

반 전 총장은 "우리가 매우 조밀하게 연결된 작은 세상에 살고 있고 이 나라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이웃 국가나 전 세계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글로벌 비전이 지도자들에게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후변화 대응 외에도 세계 지도자들이 집단적으로 행동에 나서야 할 난제로 한반도 긴장을 꼽았다.

반 전 총장은 북한 정권이 6차 핵실험, 두 차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강행해 갈라진 한반도가 "매우 긴장된 시절"을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전체 국제사회가 단호하고 단결된, 강력한 목소리를 견지해야 한다"며 "그래야 북한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화에 복귀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닫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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