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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유통업계의 변신…남성 고객의 마음을 잡아라!

곽상은 기자

입력 : 2017.10.24 11:31|수정 : 2017.10.24 11:31


인터넷 쇼핑이 일반화되면서 대형 유통업체들에게도 ‘살아남는 것’은 장기적으로 쉽지 않은 도전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업체들은 고민이 많습니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컴퓨터를 끄고 매장으로 나오게 만들 수 있을까?‘하는 고민 말이죠.

‘변해야 산다‘는 명제는 ’어떻게 변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졌고 그 결과 유통업계는 그동안은 시장 규모가 작거나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 등으로 간과했던 시장을 다시 되돌아보게 됐습니다. 그런 유통업체들에 의해 새롭게 발견된 게 바로 ’남성‘이라는 블루오션입니다.

전통적으로 남성들은 쇼핑을 귀찮아하고 긴 시간 쇼핑공간에 머무는 것을 지루해한다고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백화점들은 아내의 쇼핑에 따라다니기 힘들어하는 남성들을 위해 소파 등 쉴 공간이 마련했죠. 하지만 유통업체들은 더는 남성을 ‘쇼핑을 방해하는 존재’ 쯤으로 취급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이제 중요한 고객입니다.

구매력이 높은 20~40대 남성은 앞선 기성세대에 비해 자신이 좋아하는 것, 자신의 취미를 위한 소비에 적극적입니다. 키덜트 문화에 익숙하고, 청단기술을 장착한 신기술에도 열광합니다. 유통업체들은 이 남성들이 쇼핑을 싫어하는 게 아니라 그동안 이들의 마음을 끌 만한 상품들을 충분히 준비하지 못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현재 대형 유통업체들은 전자제품 매장, 장난감 매장의 일부 또는 전체를 ‘성인 남성을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전자제품 매장엔 로봇, 전동 킥보드, 바이크, 고급 음향기기 등 20~30대 젊은 남성들이 좋아하는 기기들이 전면에 배치되고 있습니다. 장난감 매장에도 드론, RC카, 피규어, 대형 게임기 등 성인 남성을 타깃으로 한 상품들이 점점 더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남성의 마음 잡기대형 쇼핑몰에는 자동차를 직접 타볼 수 있는 자동차 매장이 들어서고 활동적으로 시간을 보내기 좋은 스포츠 체험시설도 배치되고 있습니다. 한정판 피규어 상품들은 가격이 수백만 원을 호가하기도 하지만 기꺼이 지갑을 여는 남성들이 적지 않습니다. ‘다 큰 어른이 왜 그런 걸 가지고 노느냐?’는 핀잔은 더는 통하지 않습니다.

덕분에 복합쇼핑몰에 남성 고객들이 늘고 있습니다. 쇼핑몰에서 만난 한 남성은 아내와 함께 쇼핑할 때마다 억지로 따라다닌다는 느낌을 피할 수 없었는데, 이제는 아내의 쇼핑시간이 길어져도 자신도 관심이 가는 상품들을 보며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쇼핑몰 오는 게 즐거워졌다고 말했습니다.

남성 고객 유치를 위한 노력이 남성 고객이 늘리는 효과를 가져 온 건 물론 주말 가족 고객을 더 많이 유치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젊은 남성들의 달라지는 소비행태와 생존을 위한 유통업계의 절박함이 만나 유통업체들의 ‘남성 고객 모시기’는 이제 새로운 바람을 넘어 필수불가결한 영업 전략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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