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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국정원 심리전단장, 추선희 직접 만나…'거물급' 관리

민경호 기자

입력 : 2017.10.04 10:13|수정 : 2017.10.04 10:13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고위 간부가 당시 대한민국어버이연합 사무총장 추선희 씨를 직접 만나 '특별 관리'를 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최근 검찰 조사에서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과 추 씨는 서로 직접 만난 적이 있단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추씨는 지난달 22일 검찰 조사를 받고 나서 기자들과 만나 어버이연합에 후원금을 주던 '김 사장'으로 알던 인물이 민 전 단장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이버 외곽팀' 운영과 관련해 수십억대 국고 손실 혐의로 구속된 민 전 단장 역시 검찰 조사에서 추 씨를 직접 만난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찰은 팀장과 파트장 등 여러 중간 간부를 포함해 수십 명의 부서원을 거느린 민 전 단장이 신분 노출 위험을 무릅쓰고 직접 추씨와 접촉한 게 매우 이례적이라고 보고 그 배경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법조계에서는 민 전 단장의 이 같은 행동은 당시 국정원이 '아스팔트 우파'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활발한 거리 활동을 벌인 어버이연합의 역할을 매우 중요시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그러나 추 씨는 국정원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국정원의 지시에 따라 관제시위에 나선 것은 아니라는 취지의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그는 "우리 노인들은 꼴통들이라 지시를 안 받는다"며 "새벽부터 뉴스를 보면서 사무실 나가서 얘기하다가 움직이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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