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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성탐사선 카시니, 13년 여정 마치고 우주에서 '산화'

권애리 기자

입력 : 2017.09.16 05:52|수정 : 2017.09.16 13:29


▲ 카시니의 최후 맞은 NASA 연구팀

미국 항공우주국의 무인 토성 탐사선 카시니가 13년에 걸친 탐사 여정을 마치고 우주에서 최후를 맞았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패서디나의 NASA 제트추진연구소 미션컨트롤팀 매니저 얼 메이즈는 미국 태평양시각으로 15일 오전 4시 55분 "카시니에서 오는 신호가 끊겼다"고 밝혔습니다.

메이즈 매니저는 "믿을 수 없는 우주선이자 임무였으며 그 임무는 끝났다"고 말했습니다.

오퍼레이션 매니저 줄리 웹스터가 같은 시간 "우리는 신호를 잃었다"고 말하자, 교신 상황을 지켜보던 연구소 안에 짧은 정적이 흘렀다고 NASA는 전했습니다.

제트추진연구소 국장 마이크 왓킨스는 "우리가 과학책에서 토성에 대해 배운 지식 중 거의 대부분은 카시니로부터 전해져온 것"이라며 "카시니의 발견은 너무나 강렬했다"고 감격해 했습니다.

카시니는 우주에서 산화하기 앞서 '굿바이 키스'로 불리는 최후의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새벽 3시 30분에 카시니는 시속 7만7천 마일의 속도로 돌진해 토성 대기권으로 진입했으며, 유성이 타는 형태로 산화하기 시작해 우주 공간에서 해체됐습니다.

왓킨스는 "카시니가 맞은 마지막 몇 초 동안 토성의 대기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카시니에 탑재된 장비 12개 중 10개가 최후 순간까지 작동해 토성의 대기 구성을 분석했으며, 수집된 데이터는 83분 후 연구소 통제센터로 들어왔습니다.

카시니팀의 조 피테스키는 "우리가 스스로 토성에 갈 수 없었기에 카시니에 장비를 실어 쏘아 보냈고, 거기 우리의 희망도 실을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1980년대 말부터 카시니 프로젝트에 관여해온 과학자 린다 스필커는 "오늘 우리는 소중한 친구를 잃었다"며 말했습니다.

지난 1997년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카시니는 2004년부터 토성 궤도에 진입해 본격적인 탐사를 시작했습니다.

카시니는 토성 궤도를 300번 넘게 돌며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의 액화 메탄 바다, 또 다른 위성인 엔켈라두스의 지하 바다 등을 발견했습니다.

특히 카시니는 엔켈라두스 남극의 수증기 기둥을 통과할 때 얼음층에서 치솟는 수소를 발견해, 과학자들이 이를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신호로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카시니는 지난 4월 22일 토성 고리 안쪽으로 진입하는 마지막 여정을 위한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NASA는 카시니가 연료를 소진했다고 판단하자 무인 우주선을 통제할 수 없을 때 발생할 수 있는 토성 위성과의 충돌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우주 공간에서 파괴하는 처리 방식을 결정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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