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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새, 여러 울음소리 종합해 '문장'으로 이해하는 능력 있어

유영규 기자

입력 : 2017.09.11 12:26|수정 : 2017.09.11 12:26


박새가 여러 종류의 울음소리를 종합해 '문장'으로 메시지를 전하고 다른 새의 울음소리도 이해하는 능력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교토 대학 생태학연구센터의 스즈키 도시타카 교수 연구팀은 이런 연구결과를 최근 미국 과학지 커런트 바이올로지 온라인판에 발표했다고 요미우리 신문이 전했습니다.

연구팀은 박새가 동료들에게 위험을 알릴 때 내는 "삐이-삐"하는 울음소리와 동료를 부를 때 내는 울음소리인 "치치치치" 소리를 녹음했습니다.

나가노 현 가루이자와의 숲 속에 사는 박새 17마리에게 스피커를 이용해 위험을 알리는 "삐이-삐"(경계) 소리를 먼저 들려주고 이어 동료를 부를 때의 울음인 "치치치치"(집합) 소리를 들려주자 11마리가 주위를 경계하면서 소리가 나는 곳에 접근했습니다.

이 실험을 통해 박새가 동료끼리 여러 가지 울음소리를 종합해 의사소통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연구팀은 박새와 함께 무리를 지어 자주 어울리는 덩치가 작은 쇠박새의 울음소리를 이용한 실험도 해 봤습니다.

박새 14마리에게 경계를 의미하는 "삐이-삐"소리에 이어 쇠박새가 동료를 부를 때 내는 울음소리인 "디-디-"(집합) 소리를 들려주자 12마리가 주위를 경계하면서 음원에 접근했습니다.

순서를 거꾸로 해 집합을 의미하는 "디-디-"소리를 먼저 들려주고 경계를 나타내는 "삐이-삐" 소리를 나중에 들려주자 2마리만이 소리 나는 곳으로 접근했습니다.

연구팀은 이 실험결과가 박새가 동료뿐만 아니라 덩치가 작은 쇠박새의 울음소리도 종합해 "문장"으로 이해하는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스즈키 연구원은 "자연조건에서 동료가 내는 여러 가지 울음소리에서 유연하게 정보를 해석하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박새에 가까운 다른 새 종류도 연구해 문법을 이용한 정보전달이 어떻게 진화했는지 규명해 보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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