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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의 씨앗'의 되버린 '새 희망 씨앗'…궁금한이야기 Y, 기부단체 횡령사건 추적

입력 : 2017.08.31 10:21|수정 : 2017.08.31 11:43


SBS '궁금한이야기 Y'가 '새 희망 씨앗' 기부금 횡령 사건을 다룬다.

얼마 전, 한 기부단체의 모임에서 촬영된 동영상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보기에 민망할 정도로 흥에 취해 열정적으로 춤을 추는 영상 속 중년남녀의 모습과 요트에서 파티를 즐기고 있는 모습이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새 희망 씨앗’이라는 기부단체를 운영해 오면서, 수년간 후원금을 빼돌려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2014년부터 지금까지 약 4년 동안 128억 원이라는 거액의 기부금을 모았고 그 중 120억 원 이상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불우아동을 돕는 데 쓴다고 했던 기부금으로 1억 5천만 원 상당의 최고급 외제차를 굴리고, 9억 원짜리 아파트를 개인 명의로 구입하기도 했으며, 심지어 단체 관계자들의 해외여행 경비로도 사용했다.

이런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후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단체의 한 관계자는 ‘요트 한 번 탄 게 뭐 그리 큰 잘못이냐’며 오히려 자신들은 자극적인 언론보도의 피해자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리고 이 단체의 이사장은 자신은 떳떳하기 때문에 얼굴을 가리지 말고 방송에 내 달라며 카메라 앞에서 당당하게 인터뷰에 응하기도 했다.

100억 원이 넘는 기부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은 어떻게 이런 당당한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

지난 6월 말, 경찰이 이 단체의 사무실 내부를 압수수색하면서 묘한 풍경이 포착됐다. 이상하리만치 많은 전화상담원들이 쉴 새 없이 전화를 돌리고 있었던 것이다.

조사 결과, ‘새 희망 씨앗’은 전국에 무려 22곳의 콜센터를 운영하며 전문적인 전화상담원들을 고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불법으로 입수한 개인 정보를 토대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후원금을 내달라며 전화를 돌려온 것이다. 그렇게 끌어 모은 기부 피해자들만 총 4만 9천여 명에 달한다.

이 단체에서 작성한 ‘전화 상담 매뉴얼’에는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그들만의 수법이 적혀있었다. 이들은 어떻게 수많은 사람들을 속여 가며 거액의 후원금을 모을 수 있었을까?

제작진이 만난 한 기부 피해자는 자신이 사는 지역의 불우아동과 1대1로 결연을 맺어 직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전화상담원의 말에 후원을 결정했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가 해당아동센터를 찾아가 확인을 해 본 결과, 결연을 맺었다는 아동에게 후원금이 전달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사건이 알려진 후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던 피해자들은 여전히 어이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경찰 수사 결과 ‘기부’가 아닌 ‘사기’였음이 드러났지만, 지금도 후원금이 카드할부로 빠져나가고 있고 중단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설립된 지 4년도 되지 않은 이름조차 생소한 신생 기부단체 ‘새 희망 씨앗’은 어떻게 128억 원이라는 큰돈을 끌어 모을 수 있었던 것일까? 그리고 어떻게 120억 원이 넘는 돈을 빼돌릴 수 있었던 것일까?

이에 '궁금한이야기 Y'에서는 기부단체로 알려진 ‘새 희망 씨앗’의 기부금 횡령 사건을 자세히 살펴보고, 앞으로 이런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 알아본다. 9월 1일 밤 8시 55분 방송.
  

(SBS funE 김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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