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신분을 묻지도 않고 선뜻 돈을 빌려준 경찰관에게 몰래 고마움을 전한 여학생의 마음이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경찰청 공식 페이스북인 '폴인러브' 페이지에는 지난 25일 파출소 출입문 앞에 놓인 박카스 상자와 돈 2만 원과 관련한 뭉클한 사연이 올라왔습니다.
이날 진주 개양파출소 경찰관들은 문 앞에서 서성이던 한 여학생이 무언가를 두고 도망가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도대체 뭘 두고 갔나 해서 놀라 뛰어나간 경찰관들, 문 앞에는 현금 2만 원과 박카스 한 상자가 있었습니다.
여기엔 사연이 있었습니다. 새벽 1시쯤 이 학생은 혼자 사는 원룸에서 쓰레기를 버리러 나왔습니다.
그런데 다시 들어가려 했더니 도어락이 고장 났고, 다시 들어가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휴대폰도 없고 돈도 없어서 근처 친구 집으로 갔지만 기척도 없는 상황, 결국 이 학생은 인근에 있던 개양파출소를 찾아와 전화 한 통만 하게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하지만 늦은 시각이라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고, 당황한 학생은 눈물을 펑펑 쏟고 말았습니다.
이 모습에 학생을 뒤따라나온 정소희 순경은 찜질방이라도 가는 게 어떻겠느냐면서 현금 2만 원을 쥐여주었습니다.
덕분에 학생은 찜질방에서 밤을 잘 보낼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도어락은 고장 난 것이 아니라 배터리가 방전된 것이었습니다.
배터리 교체 후 집에 무사히 들어간 이 학생은 자신이 누구인지 묻지도 않고 돈을 빌려준 경찰에게 너무나 고마웠습니다.
하지만 직접 주기는 쑥스러웠는지 빌린 2만 원과 박카스를 몰래 두고 가려고 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학생은 남긴 편지에 "처음 보는 사이인데도 불구하고 믿어주셔서 감사하다"면서 "언니처럼 멋있는 직업을 가진 당당한 여자가 되고 싶다"는 글을 남겼습니다.
(Editor K, 사진 = 페이스북 경찰청'폴인러브')
(SBS 뉴미디어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