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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 라이스 "공격징후 없는 상황서 대북 예방타격은 미친 짓"

정유미 기자

입력 : 2017.08.11 01:07|수정 : 2017.08.11 01:07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수전 라이스 전 보좌관은 북한의 임박한 공격징후가 없는 상황에서 예방전쟁은 "미친 짓(lunacy)"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라이스 전 보좌관은 뉴욕타임스에 실은 '북한에 대해 너무 늦지 않았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 내 일부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이지만 예방을 위한 전쟁은 필요하지 않다"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라이스 전 보좌관의 언급은 북한의 거친 언사에도 구체적인 공격징후가 있는 게 아닌 만큼 트럼프 행정부가 선제적으로 섣부른 군사적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라이서 전 보좌관은 김정은은 오랫동안 호전적이고 화려한 레토릭을 구사해왔다면서 "이번에 전례가 없고 특별히 위험스러운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이라며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을 믿고 황급히 행동하면 한반도는 전쟁으로 기울어질 위험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어 "값비싼 전쟁을 치르는 실수를 피하기 위해 미국은 즉각 무모한 레토릭을 멈춰야 한다"면서 "중국과 한반도에서의 비상계획에 대한 대화를 시작해야 하고 북한 핵무기를 검증할 수 있게 잠재적 협상안을 위한 외교를 복원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라이스 전 보좌관은 "이성적이고 안정적인 미국의 리더십이 위기를 피하고 점증하는 미국의 위협에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재임 시절 비상플랜을 깊이 연구했다면서 예방전쟁은 수백만 명까지는 아니더라도 수십만 명의 희생을 초래하고 주한미군과 가족을 포함해 한국에 거주하는 20만 명 이상의 미국인과 일본에 거주하는 4만여 명의 미군도 북한의 조준선 안에 있게 된다고도 밝혔습니다.

특히 미국 본토에 대한 위험과 함께 미·중 간 직접적인 충돌 위험도 무시돼선 안 되며 세계 경제에도 재앙적 충격이 올 것이라면서 한반도에서의 무력충돌이 가져올 결과를 우려했습니다.

라이스 전 보좌관은 "결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정당화할 수 없다"면서도 "우리가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면 더 큰 위협이었던 냉전 시대 소련 핵무기 수천 기를 용인했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북한 핵무기를 용인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북한의 위협을 제거하고 줄이기 위한 모든 합리적인 조처를 해야 한다"면서 "미국과 동맹국에 대한 임박하고 실질적인 공격을 포함해 확실히 전쟁이 필요한 상황은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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