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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신분증 제시에 속아 눈앞 수배자 놓친 경찰

이호건 기자

입력 : 2017.08.03 09:45|수정 : 2017.08.03 10:27


경찰이 가정폭력에 연루된 사기 혐의 피의자를 조사하고도 '동생 신분증'에 속아 눈앞에서 놓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경기 평택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오후 10시 30분쯤 평택시 한 주택에서 40살 송모 씨가 동거녀를 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출동한 경찰은 피해자인 동거녀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진술한 데다가 송씨가 보여준 신분증으로 범죄경력을 조회한 결과 별다른 특이점이 나오지 않자 사건을 종결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송씨는 부동산 투자 사기로 수억 원을 챙긴 혐의로 경북의 한 경찰서에서 지명수배한 상태였습니다.

그는 여러 개의 가명을 사용하면서 "땅을 매입해 개발되면 수익금을 주겠다"며 투자자들을 속여 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택경찰서는 같은 달 27일 또 다른 사기 피해자들이 송씨를 수원지검 평택지청에 고소한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가정폭력 사건 당시 가해자가 수배 중인 송씨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송씨가 이미 잠적한 뒤였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가정폭력 사건 당시 송씨의 얼굴이 신분증에 나온 동생과 닮은 데다가 피해자도 처벌 의사를 밝히지 않아 사건을 바로 종결한 것"이라며 "당시 출동 경찰관이 지문확인 등 2차 신분확인 절차를 밟진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송씨의 동생을 불러, 송씨가 동생의 신분증을 취득한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며, 잠적한 송씨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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