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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로 공항으로 모이는 노인들…"더워서 피서 온 거죠"

박찬근 기자

입력 : 2017.08.03 08:05|수정 : 2017.08.03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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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누군가는 해외여행 가려고 온 공항에 그냥 더위를 식히려고 찾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폭염에 지친 노인들인데, 지하철에도, 공공시설에도 모여들고 있습니다.

박찬근 기자입니다.

<기자>

비행기 활주로가 훤히 보이는 인천국제공항터미널 4층 창가, 수십 명의 노인이 활주로를 바라보며 앉아 있습니다.

[이한구/경기 고양시 : (해외여행) 가고 싶기도 한데, 대개 보면 경제 사정이 허락이 안 되잖아요. 나이 든 사람들이.]

공항 1층 문화 공연장에 마련된 간이 의자를 채운 사람들도 대부분 노년층입니다.

[심혁봉/서울 성북구 : 여기 오니까 시원해서 살 만해요. 더워서 피서 온 거예요.]

지금 에어컨이 시원하게 나오는 공항 안은 25도로 쾌적합니다.

하지만, 바깥은 31도를 육박해 폭염주의보가 내려져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많은 노인들이 공항을 피서지 삼아 찾아오는 겁니다.

서울 상봉역에서 출발하는 춘천행 열차 안, 승객의 90%가 할머니, 할아버지들입니다.

냉방이 되는 열차 안에서 더운 낮을 보내려는 분들이 많습니다.

[지하철 피서객 : 집에 있으면 노곤하고 잠만 오고 그러니까 지하철 많이 타죠. 무임이니까.]

시청 근처 지하광장도 피서지로 꼽힙니다.

[신현필/서울 중랑구 : 암만 더워도 여기 들어오면 시원하다고요. 돈도 한 푼 못 버는데 에어컨 틀면 전기료가 얼마나 많이 나오는데.]

무료 열차 안에서, 공공시설에서 더위를 피하는 노인들에겐, '극성수기' 7말 8초 여름휴가도 남의 나라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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