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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미르·K재단 출연·영재센터 후원, 문제된 후 알아"

류란 기자

입력 : 2017.08.02 23:12|수정 : 2017.08.02 23:12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사익 추구에 동원됐다는 의혹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르·K스포츠재단의 존재를 언론 보도 후 처음 알았으며 박근혜 전 대통령 독대 과정에서는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특검팀은 재단 출연도 두 사람의 뇌물 수수·공여 범행 과정에서 한 축을 이룬다고 주장했지만, 당사자인 이 부회장은 전면 부인하고 나섰습니다.

이 부회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심리로 열린 자신의 공판에서 피고인 신문을 받으며 박영수 특검팀의 질문에 이 같은 취지로 답했습니다.

특검팀은 안종범 당시 경제수석의 수첩에 '재단, 문화, 체육'이라는 문구가 기재된 사실을 거론하며 2015년 7월 독대 당시 박 전 대통령이 미르·K재단 얘기를 꺼내지 않았느냐고 물었습니다.

이에 이 부회장은 "문화 융성, 스포츠 쪽을 지원해야 한다는 얘기는 들은 것 같은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재단 출연 이런 얘긴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습니다.

특검팀은 다시 지난해 2월 15일 3차 독대 당시 박 전 대통령이 재단 출연에 감사의 뜻을 표하지 않았느냐고 추궁했습니다.

다른 기업 총수들은 독대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감사 인사를 받았다는 점을 그 같은 추정의 근거로 내세웠습니다.

이 부회장은 그러나 "저한테는 안 하셨다"고 말했습니다.

이 부회장은 삼성 계열사들이 나눠서 재단 출연을 한 사실도 "나중에 문제가 되고 나서 알게 됐다. 미르·K재단 이름도 언론보도 이후 들었다"며 "보도 후 얘기를 듣고 '그때 대통령이 말하던 문화 융성, 스포츠가 이거구나'라고 연결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이 최 씨가 설립하고 조카 장시호 씨가 운영한 것으로 드러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의 후원 사실도 몰랐다고 주장했습니다.

2015년 7월 독대 때 박 전 대통령이 '동계 메달리스트들이 하는 사업이 있는데 삼성이 빙상연맹도 맡고 있으니 지원해달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건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이 얘기가 영재센터 후원을 의미하는 줄은 몰랐다는 취지입니다.

이 부회장은 "7월에 대통령이 말했을 때도 그게 뭔지 잘 몰랐고, 그냥 실무선에 전달은 했는데 기억을 못 하고 있었다"며 "나중에 사건이 터지고 언론에서 영재센터란 이름이 나와서 '아 그때 말씀하셨던 게 이거였구나'라고 연결됐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사정으로 인해 삼성 측이 2015년 10월과 지난해 3월 두 차례에 걸쳐 16억 원 상당을 후원한 사실도 "보고받아본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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