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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지키기?…장충기, 영재센터 2차 후원 경위 번복

입력 : 2017.08.01 21:24|수정 : 2017.08.01 21:24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은 1일 최순실씨와 조카 장시호씨가 운영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삼성이 후원한 경위와 관련, 특검에서 했던 진술을 법정에서 완전히 뒤집었다.

특검 조사 당시엔 지난해 2월15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독대를 마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에게서 영재센터 2차 후원 계획안이 든 봉투를 받았다고 진술했는데, 법정에선 자신이 안종범 당시 경제수석에게서 이 봉투를 받았다고 말을 바꿨다.

이 부회장 측은 그간 박 전 대통령에게서 봉투를 받지 않았다고 누차 주장했는데, 이 같은 입장과 일치시키기 위해 진술을 번복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특검팀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장 전 차장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진행하며 삼성의 영재센터 후원 경위를 물었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2015년 7월25일 2차 단독 면담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영재센터 후원 요구를 받고 그해 10월 영재센터에 5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지난해 2월15일 3차 독대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이 부회장에게 영재센터 사업 계획안이 든 봉투를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이 해당 봉투를 최지성 당시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차장에게 전달해 영재센터에 대한 10억원 규모의 2차 후원이 이뤄졌다는 게 공소사실이다.

장 전 차장은 지난 1월 특검 조사에서는 "이 부회장이 대통령 독대 후 최지성 실장실로 저를 불러 청와대에서 받은 자료라며 봉투를 건넸다"고 진술했다.

조사 과정에서 특검이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이 부회장에게 교부한 게 맞느냐'고 거듭 물었을 때도 "저는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라고 진술했다.

그러나 그는 이날 법정에서 "제가 잘못된 추측으로 진술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재판 과정에서 보니까 이 부회장이 대통령에게서 봉투를 받아 저에게 전달한다는 것 자체가 시간상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걸 알게 됐다"며 "영재센터 자료라는 게 청와대 외엔 받을 데가 없어서 이 부회장이 대통령 독대 후 받아왔겠구나 생각해 진술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팀이 "그럼 2월15일에 안종범을 만난 것이냐", "언제 어디에서 만났느냐"고 추궁하자 그는 "제가 자료를 받아올 곳이 안종범밖에 없어서 그날 잠깐 만나서 자료를 받지 않았나 생각이 된다"면서 정확한 시간과 장소는 말하지 못했다.

특검팀은 장 전 차장에게 "최근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을 거부했는데, 당시 위증 처벌이 두려워 증언 거부권을 행사한 게 아닌가"라고 따졌다.

장 전 차장의 이날 법정 진술이 허위라고 본 것이다.

장 전 차장은 그러나 "그렇진 않다"고 대답했다.

삼성 측은 1차 후원의 경우도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BH(청와대) 관심사항'이라며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에게 영재센터 후원을 요구한 것이지, 대통령과의 단독 면담 자리에서 지원 요청을 받은 게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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