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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에 데고·골병들고…열악한 학교 급식실 노동환경

입력 : 2017.08.01 14:51|수정 : 2017.08.01 14:51


▲ 열악한 학교 급식실 노동환경 사진전

불에 덴 발등, 굽고 틀어진 손, 골병든 몸.

강원 일선 학교와 교육기관에서 급식을 담당하는 조리 종사원들의 근로 환경을 담은 사진전이 강원도교육청 현관 앞에서 열리고 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강원지부는 1일 도 교육청 앞에서 열악한 급식실의 근로 환경과 노동 강도를 알리는 사진전을 시작했다.

사진전에는 아이들과 선생님의 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불에 덴 발등과 종아리, 무거운 그릇과 조리 기구를 나르느라 굽고 휘어진 손가락, 파스가 더덕더덕 붙은 상체 등 급식실에서 일하는 조리 종사원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학교급식 종사자들이 잦은 사고와 질환에 신음하는 것은 고온 다습한 근로 환경에다 1인당 많게는 160여 명의 식사를 책임져야 하는 업무 강도 때문이다.

하지만 끊이지 않는 화상 사고와 낙상사고, 손가락 관절염, 심지어 손가락 절단사고 등의 질환은 산업재해로조차 인정받지 못해 치료비를 직접 부담해야 하는 형편이다.

강원도 교육감이 가톨릭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의뢰한 '학교급식 조리 종사원 근골격계 질환 검진방법 및 사후관리 방안 수립을 위한 연구'에 따르면 급식 종사자의 근골격계 질환의 위험도는 전업주부보다 5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1인당 급식 인원수가 150명 이상인 경우 그렇지 않은 것에 비해 근골격계 질환 위험도가 4.67배 높았다.

이와 관련해 학교급식 종사원들은 1인당 급식 인원을 다른 공공기관처럼 줄이는 것만이 골병으로 불리는 근골격계 질환을 막는 유일한 길이라는 입장이다.

도내에는 조리 종사원 2천여명이 일선 학교와 교육기관에서 급식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강원지부는 "급식실의 노동 강도와 근로 환경을 있는 그대로 보고 느낄 수 있는 사진전을 8월 한 달간 개최함으로써 도 교육청 관계자, 학부모, 도민이 급식실 노동자의 업무환경과 근로 조건을 다시 한 번 생각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했으면 한다"라고 호소했다.

(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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