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사회

특별재난지역 선포됐지만…집 물에 잠긴 기초수급자들 '막막'

임태우 기자

입력 : 2017.07.31 09:54|수정 : 2017.07.31 09:54


사상 최악의 물난리가 난 청주 지역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들이 극심한 생활고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먹고 사는 게 걱정이라 망가진 집을 수리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남의 집에서 전세를 사는 기초수급자들도 많습니다.

이들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정부가 나서서 피해를 복구해 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수재 복구 지원을 받을 것으로 여겨 청주시에 피해 내용을 신고한 기초수급자는 121가구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27일 청주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이후의 실상은 이들이 기대했던 것과 크게 달랐습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서 공공시설물 복구에 필요한 재난복구비 중 국고 지원 비율이 높아졌을 뿐 민간시설 복구에 지원되는 돈은 없습니다.

일반 재해가 발생했을 때도 지급되는 재해지원금과 인명 피해에 따른 지원금, 생계지원금이 전부입니다.

집이 완전히 부서졌을 때는 최고 900만 원, 침수됐을 때는 100만 원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 이를 제외하면 법령상 추가 지원되는 것은 없습니다.

돈이라도 있으면 주택을 깨끗하게 수리할 수 있겠지만 이번 재해는 허름한 주택에서 궁핍하게 사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들의 삶의 의욕을 뚝 떨어뜨렸습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후 통신요금과 전기료, 도시가스 요금 1개월 감면, 지역난방요금 감면 등의 지원책이 추가됐지만, 수해를 입은 기초수급자들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관공서의 지원도 허점이 있습니다.

청주시는 집수리를 도와주기 위해 긴급 주거 지원에 나섰지만, 전셋집에서 사는 기초수급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이기 때문입니다.

수재민이 주택 소유주일 때 지원이 가능하지만, 세입자이면 지원을 받을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청주시는 이들을 도와줄 민간 후원자를 찾아 나섰습니다.

다행히 한국에너지재단이 도배와 장판, 창호 수리를 자처하고 나섰고, LH는 긴급 보수 지원에 나섰습니다.

아름다운재단은 선풍기와 이불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임대주택 입주도 추진되고 있습니다.

LH 임대주택 보증금은 5천500만 원인데, 기초수급자가 이의 5%인 275만 원을 내고 나머지는 LH가 부담하는 식입니다.

청주시는 임대주택 입주를 희망하는 기초수급자의 신청이 접수되는 대로 입주가 가능한지를 여부를 파악, LH와 협의에 나설 계획입니다.

청주시 관계자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됐지만 수해를 입은 기초수급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후원자를 물색, 연결해 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