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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타야만 휴가?…'동네 피서'로 더위 식혀볼까

하대석 기자

입력 : 2017.07.29 13:50|수정 : 2017.07.29 13:50


휴가철이 왔지만 일이나 주머니 사정 때문이에 일상에서 휴가를 즐기는 시민도 많습니다.

이들이 선택한 가까우면서도 편안한 곳에서 즐기는 '동네 휴가'가 눈길을 끕니다.

울산 도심에 자리 잡은 태화강대공원 십리대숲은 태화교와 삼호교 사이 강변에 형성된 대나무숲입니다.

길이는 4km에 폭은 20∼30m에 달합니다.

대숲 사이로는 산책로가 조성돼 사계절 울산 시민의 휴식 공간 노릇을 톡톡히 합니다.

특히 여름에는 대숲이 뜨거운 햇볕을 막아주고 숲 안쪽으로는 짙은 그늘이 드리워져 더위를 피하기 제격입니다.

대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강바람은 청량감을 더해 한낮 무더위에 지친 시민의 발길이 이어집니다.

우거진 소나무숲을 마주한 광주시청 앞 잔디광장은 캠핑장으로 변신했습니다.

광장과 숲 사이에 설치된 텐트 10동과 해먹 10개, 그늘막 5동에 한가로이 누워 영화와 공연을 즐길 수 있어 시민은 물론 여행객들에게도 인기입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달빛공원 수로를 따라 조성된 인공 백사장에는 선베드와 비치파라솔도 마련돼 해변에서 일광욕하는 기분을 낼 수 있습니다.

오후 8시까지 운영하는 텐트촌과 어린이 무료 수영장도 조성돼 피서지로 손색없습니다.

익산시민 김태준(31) 씨는 새만금 방조제를 즐겨 찾습니다.

바다 사이로 곧게 뻗은 방조제 위를 달리며 도처에 흩어진 보석 같은 섬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방파제 낚시와 유람선 등 각종 즐길 거리에 신선한 해산물로 만든 먹거리도 풍부합니다.

김씨는 "몇 시간씩 운전해서 유명한 피서지에 가봤자 피곤해서 제대로 즐기지도 못한다"며 "올해는 가까운 새만금 방조제에서 한가롭게 쉬다 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옥의 국내 최대 생산지인 춘천 옥광산도 피서객으로 붐빕니다.

폐갱도를 따라 150m가량 이어지는 옥 동굴에 들어서면 잠시 머물러도 서늘함을 느낄 정도입니다.

천연 알칼리 환원수를 무료로 즐기고 옥의 기운까지 받을 수 있어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부산 다대포에 사는 정민우(31)씨의 특별한 피서지는 구립 다대도서관입니다.

이곳에서는 주민이 아니면 알기 어려운 특별한 풍경을 즐길 수 있습니다.

통유리로 된 도서관 전면 유리로 바깥을 바라보면 남쪽에는 낙동강 하구, 서쪽으로는 다대포 해수욕장이 눈에 들어옵니다.

아침에는 햇살에 반짝이는 낙동강이, 저녁에는 석양으로 붉게 물든 바다를 한곳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정씨는 "남들 다 가는 피서지에서 사람 틈바구니에 끼어 제대로 쉬지 못할 바에는 이게 진짜 피서"라며 강추했습니다.

김조일(55)씨는 대구중앙도서관을 비롯한 동네 도서관을 피서지로 꼽으며 "조용하고 시원한 곳에서 책을 보면 휴식은 물론 정보와 지식도 얻을 수 있어서 최고"라고 만족해 했습니다.

더위로 유명한 대구에서는 요즘 대구미술관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이 부쩍 늘었습니다.

작품 보호를 위해 실내 온도를 연중 23도로 유지하는 데다 여름을 맞아 물을 소재로 한 작품이 많아 방학을 맞은 자녀를 동반한 가족 관람객이 눈에 자주 띕니다.

미술관은 '대프리카'(대구와 아프리카의 합성어)를 소재로 한 전시와 폭포를 모티브로 한 큐브 형태 영상 설치물, 물을 소재로 한 설치 작품 등을 마련해 이들을 반기고 있습니다.

분당에 사는 김 모(39·여) 씨는 방학을 맞은 초등학생, 유치원생 자녀와 최근 서울의 한 호텔 수영장을 다녀왔습니다.

오전 10시 집에서 출발해 1시간 남짓 걸려 도착해 수영을 즐기고 식사까지 한 뒤 오후 4시쯤 호텔에서 나왔다.

김 씨는 "날을 잡아서 굳이 멀리 가지 않더라도 근처에 이렇게 아이들과 놀 수 있는 수영장이 있어서 여름마다 자주 찾는다"고 말했습니다.

더위를 식히는 각종 행사·프로그램에 참가해 스트레스를 날리는 것도 '동네 휴가'를 즐기는 방법입니다.

경남 진주에서는 올해 처음 열린 '돗자리영화제'라는 이색 영화제가 도심 속 피서를 즐기려는 시민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진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리는 영화제를 찾은 시민들은 소풍온 듯 돗자리를 펴고 앉아 영화를 감상합니다.

매주 수요일 저녁 영화가 상영할 때마다 1천∼1천500명이 찾습니다.

전국 유소년 아이스하키 대회가 열리는 춘천 의암빙상장에는 하루 평균 200여명, 주말 300여명이 찾습니다.

빙상 꿈나무의 시원시원한 경기를 즐길 수 있고 경기가 없을 때는 주변 의암호 물레길에서 카누를 타며 지친 심신을 달랠 수 있어 여름철 새로운 명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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