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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이 교비로 단란주점·골프장…지방사립대 31억 유용 적발

윤영현 기자

입력 : 2017.07.27 14:42|수정 : 2017.07.27 14:42


지방의 한 사립대 총장과 학교법인 이사장이 교비 등 공금 수십억 원을 빼돌려 개인적인 용도 등으로 사용했다가 교육부 감사에서 적발됐습니다.

특히 이 학교 총장은 학생 등록금 등으로 조성한 교비 1억 5천만 원을 단란주점 등 유흥업소에서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교육부는 지난해 부분감사에서 회계부정이 발견된 A대학을 대상으로 올해 2월 종합감사를 한 결과 31억 원 규모의 배임·횡령 혐의를 적발했다고 오늘(27일) 밝혔습니다.

감사 결과, 이 학교는 이사장 딸을 직원으로 채용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27개월 동안 급여 6천만 원을 지급하고, 이사장이 등이 법인자금 4천700만 원가량을 생활비 등으로 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설립자 아들인 총장(학교법인 이사)은 교비 1억 5천만 원을 단란주점 등에서 180여 차례에 걸쳐 사용하고, 골프장·미용실 등에서 사적으로 쓴 돈 2천여만 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했습니다.

총장과 회계담당 직원들은 교비 계좌에서 임의로 돈을 인출하거나 결재된 문서와 다르게 예산을 집행하는 등 용도를 알 수 없는 곳에 교비 15억 7천만 원을 쓰고, 전형료를 비롯한 입시관리비 4억 5천만 원도 입시와 상관없는 곳에 썼다가 적발됐습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 측은 (유용 금액에 대해) '학교 경영에 필요한 곳'에 썼다고 하지만 세부적인 설명을 하거나 증빙을 제출하지는 못했다"며 "일부는 계좌이체가 아닌 수표 출금을 해 용처를 알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법인 수익용 예금 12억 원도 절차를 어기고 인출했다가 다시 입금한 사실도 함께 드러났습니다.

법인 이사 5명은 자본잠식 상태인 업체에 8억 5천만 원을 투자하기로 의결해 원금을 회수하기 어렵게 만들었고, 법인 감사 2명은 형식적으로만 감사를 벌여 최근 3년간 '적정 의견'으로 감사결과를 보고했다고 교육부는 설명했습니다.

이 대학은 또 자격 미달자 9명을 교원으로 임용하고, 교수 21명이 해외여행 등으로 결강한 86과목의 보강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교육부는 감사 결과에 따라 이사장을 포함한 법인 이사와 전 감사에 대해 임원 취임 승인을 취소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총장에 대해서는 해임, 회계부정과 부당한 학사관리에 관여한 교직원 2명은 중징계하도록 대학에 요구하고, 부당하게 집행한 업무추진비 등 17억 원은 회수하도록 했습니다.

교육부는 법인 이사장과 총장, 관련 교직원을 업무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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