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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형 다른 아내가 남편에게 신장 이식

김도균 기자

입력 : 2017.07.20 08:51|수정 : 2017.07.20 09:45

의정부성모병원, 경기북부 첫 수술 성공


박씨 부부가 혈액형 불일치 신장 이식 수술을 받은 뒤 퇴원을 앞두고 의료진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은 최근 혈액형이 다른 부부간 신장 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20일 밝혔습니다. 경기북부지역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라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2013년 만성신부전증 판정을 받은 박모(58)씨는 신장 투석 등의 치료로 고통스러운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신장 이식이 유일한 희망이었지만 혈액형이 같고 거부 반응이 없는 공여자를 찾기 힘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아내 55살 최 모 씨는 혈액형이 달라도 신장을 이식할 수 있다는 의료진의 얘기를 듣고 남편에게 신장을 떼어주기로 결심했습니다. 남편 혈액형은 A형, 아내는 B형입니다.

혈액형이 다른 장기를 이식하는 수술은 거부 반응이 발생하기 때문에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수술하더라도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항체를 제거하는 혈장 교환술 때문에 출혈 위험이 크다고 의료진은 설명했습니다.

때문에 장기 이식 수술은 형제자매간 주고받을 때 성공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핵가족 사회가 보편화 되면서 장기를 이식받을 형제자매가 많지 않은 실정이며 이 때문에 부부 등 혈액형 불일치 이식 수술의 필요성이 높아졌습니다.

혈액형 불일치 신장 이식 수술은 2007년 국내에서 처음 성공한 뒤 꾸준히 증가해 2013년 기준 전체 신장 이식 수술의 21.7%를 차지할 정도로 늘었습니다. 의료진은 이 같은 내용을 박씨 부부에게 설명했고 박씨는 지난 4월 신장 이식 전 검사를 시작했습니다.

수술 2주 전 입원해 항체를 생산하는 면역세포를 제거하는 주사를 맞았고 지난달 18일부터 혈장 교환술 등을 받은 뒤 26일 신장 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박씨 부부는 "수년간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서 의료진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쉽지 않은 수술인데도 큰 고민 없이 맡겼다"며 "수술 결과도 좋고 새로운 인생을 살게 돼 기쁘고 감사하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의정부 성모병원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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