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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물난리 청주시 책임" 수재민들 보상요구 집단행동

홍순준 기자

입력 : 2017.07.19 13:40|수정 : 2017.07.19 13:40


지난 주말 300㎜에 달하는 22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로 큰 피해를 본 청주의 한 아파트 입주자들이 청주시에 책임을 묻는 단체행동에 나섰습니다.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의 한 아파트 입주민들은 아파트 입구에 천막을 설치하고 '청주시의 하수관리 부실로 인한 침수 피해'에 책임을 질 것을 요구하는 탄원서와 민원신청서 제출을 위한 입주자 서명을 받고 있습니다.

452가구가 사는 이 아파트는 지난 폭우로 변전실이 있는 지하 2층까지 물이 찼고, 이 때문에 나흘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기와 수도 공급이 끊긴 상태입니다.

상당수 입주민은 친인척 집에 머물거나 인근 숙박업소에서 지내는 '난민'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입주민은 승강기조차 작동하는 않는 불 꺼진 아파트에서 물을 길어다 쓰는 불편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입주민들은 이번 사고가 자연재해가 아닌 청주시의 부실한 하수관리에서 비롯된 인재라며 피해 보상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지난 16일 아침 8시부터 하수도가 역류해 지하주차장에 물이 차는데 청주시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고, 지금까지도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한 입주민은 "시청과 관할 구청에 전화해도 기다리라는 말뿐 누구 하나 책임지려 하는 사람이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또 다른 입주민은 "자연재해라면 주변의 아파트 모두가 피해를 봤어야 하는데 유독 우리 아파트만 침수피해를 봤다"며 "부실한 하수관리 등 다른 이유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 아파트의 전기공급은 지하주차장 배수가 완료된 후 기계가 다 말라야만 정비가 가능해 빨라도 이틀 이상 소요될 것으로 한전 측은 전했습니다.

인근 비하동 주민들도 청주시를 상대로 단체행동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석남천 범람으로 침수 피해를 본 이곳 주민들은 복구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주민 서명을 받아 청주시에 보상을 요구한다는 사전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주민들은 서청주대교 보강공사와 석남천 월류수처리시설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쌓아둔 공사자재가 하천 범람의 한 원인으로 꼽히는 만큼 청주시가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청주시는 "석남천과 이어지는 미호천 수위가 급상승하면서 배수로가 막힌 석남천이 범람한 것이지 공사자재를 침수 원인으로 볼 수 없다"며 "예상치 못한 기습호우로 인한 자연재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청주에는 지난 15∼16일 이틀간 3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으며 1995년 8월 이후 22년 만에 홍수를 겪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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