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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화장실에는 화장지 왜 없지…광주 학교들, 궁색한 변명

임태우 기자

입력 : 2017.07.19 10:53|수정 : 2017.07.19 11:03


광주지역 중·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사용하는 화장실에 화장지가 없는 곳이 많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부 학교는 이런 상황에 대해 궁색한 변명을 내놔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광주의 모 고교 학생 A 군은 "교사 화장실에는 화장지가 비치돼 있지만, 학생 화장실에는 화장지가 없다"고 호소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습니다.

그는 "가방에 항상 두루마리 화장지를 지니고 다닌다"며 "화장실에 화장지가 없는 것은 원래부터 그런 줄 알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학생 화장실에 칸마다 화장지를 비치하지 않는 것은 관리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화장지가 통째로 떨어져 변기가 막히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는 겁니다.

특히 중·고교에서 학생들이 짓궂은 장난을 하거나, 고의로 화장지를 훼손하는 등의 사례가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문제가 빈발하자 일부 학교는 화장지를 아예 지급하지 않거나 행정실에 두고 필요하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은 집에서 가져온 두루마리 화장지를 지니고 다니며 친구들과 나눠쓰는 실정입니다.

일부 학교에선 화장지를 각 반에 배분해 담임이 관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화장실 입구에 두루마리를 비치해 필요한 만큼 사용하도록 하는 학교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광주 모 고등학교 교장은 "작년까지는 화장지를 따로 지급하지 않고 화장실 앞에 자동판매기를 설치해 필요한 학생들이 뽑아 쓰도록 했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습니다.

그는 "올해부터 학생회의 건의를 받아들여 요구량을 파악해 각 반에 화장지를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최근 들어서 개선된 사례지만, 학생들의 불편은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나마 화장지 마련에 책정된 예산이 부족해 물량 부족으로 조기에 떨어지기 일쑤입니다.

이처럼 학생들의 불편이 심각한데도 광주시교육청은 학교의 화장지 비치 실태 등 기본적인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평소 인권을 강조한 교육감의 학사운영 방침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최근 간부회의에서 화장실을 깨끗하게 운영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에 광주시교육청은 효율적인 화장실 관리를 위한 기획팀을 구성해 현황을 파악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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